여론조사의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2014년 10월 7일  |  By:   |  세계  |  No Comment

여론조사 요원이 집전화로 여기저기 전화를 돌립니다. 전화를 받으면 간단한 신상을 물은 뒤에 (다가오는 선거에서) 지지 후보가 누군지, 쟁점이 되는 법안에 찬성하는지, 반대하는지를 묻습니다. 지난 수십 년간 미국에서 반복된 전형적인 여론조사 형식입니다. 물론 이는 미국 뿐 아니라 많은 나라에서 쓰인 방식이기도 합니다. 집전화 보급률이 갈수록 낮아지고, 사람들이 여론조사 요원의 전화를 피하거나 응답을 꺼리는 경향이 점점 심해지면서, 전화 여론조사는 갈수록 정확도가 낮아졌을 뿐 아니라 아예 사라질 위기에 처했습니다. 하지만, (집)전화가 사라지는 것이지 여론조사가 사라지는 건 아닙니다. 사실 여론조사는 전화가 집집마다 보급되기 전부터 있었습니다. 설문지를 손에 든 여론조사 요원이 집집을 돌며 직접 질문을 하고 답을 받아적어 여론의 향배를 가늠하곤 했죠.

지금과 같은 형태의 집전화가 사라진 미래에도 어떤 형태로든 여론조사는 계속될 겁니다. 지난주 뉴욕타임스는 마이크로소프트가 XBox 비디오 게임 고객을 상대로 여론조사를 진행했고, 아예 정식으로 웹사이트를 열고 여론조사 시장에 뛰어들었다는 내용의 기사를 보도하기도 했습니다. 비디오게임 콘솔은 미래의 여론조사 매개체 후보 가운데 하나일 뿐이죠. 이미 스마트폰 문자나 채팅 앱을 통한 조사도 진행된 적이 있고, 야구경기 공수교대 시에 광고를 보는 대신 TV 단말을 통해 여론 조사 설문에 응답하면 광고를 안 봐도 되는 식으로 조사가 이뤄질 수도 있을 겁니다. TV 단말 뿐 아니라 모든 가전기기가 서로 연동될 것이니, 주방에 있는 어떤 기기나 자동차 대쉬보드를 통해서도 문항에 답을 하는 게 가능해질 겁니다. 관건은 조사에 응답한 이들이 모집단의 인구 구성과 의견을 얼마만큼 정확히 대표할 수 있도록 설문 대상을 정하고 문항을 가다듬느냐인데, 이는 사실 과거에도, 지금도 모든 여론 조사가 항상 풀어야 할 숙제이기도 합니다. (New York Tim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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