몰입 상태의 글렌 굴드
2014년 9월 16일  |  By:   |  과학, 문화  |  3 Comments

아래 글렌 굴드의 연주 영상에는 특이한 순간이 포함되어 있습니다. 바흐를 해석하는 데 있어 특별한 능력을 발휘했던 위대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는 어느 날 목욕 가운만 걸친 채로 자신의 거실에 있는 피아노에 앉습니다.

창밖으로는 바람 부는 뒷마당이 보이고 그의 커피 잔은 피아노 위에 놓여 있습니다. 그는 바흐의 파르티타를 연주합니다. 그리고 자신의 쾌활한 바리톤 저음으로 노래를 부릅니다. 그는 완전히 음악에 빠져 있습니다. 1분 57초경, 그는 갑자기 연주를 멈춥니다. 왼손으로 머리를 한 번 가볍게 친 후 무아지경에 빠진 상태로 자리에서 일어서 창가로 걸어갑니다. 잠시 어색한 침묵이 흐르고, 당신은 그가 입으로 바흐를 연주하고 있다는 것을 듣게 됩니다. 그는 머릿속으로 계속 연주를 하고 있습니다. 그는 다시 자리로 돌아와 입으로 하던 연주를 마저 손가락으로 이어 합니다. 그리고 그는 더욱 힘있게, 마치 그가 어떤 스위치를 찾았고, 그 스위치를 켠 듯한 기세로 연주를 계속 합니다.

도대체 어떤 일이 일어난 걸까요? 나는 확신할 수는 없습니다. 그러나 나는 이 영상이, 우리가 무언가에 완전히 빠져 있는 상황을 포착한 드문 작품이라고 생각합니다. 이 현상에는 심리학자 미하일 칙센트미하이가 지은 이름이 있습니다. 그러나 먼저 아래 유튜브 영상을 보시죠. 그리고 그가 창가로 걸어가는 순간을 놓치지 마세요.

바흐를 연주하는 글렌 굴드

글렌 굴드는 까다로운 사람이었습니다. 그는 연습을 좋아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그는 머릿속으로 손가락을 상상하며 끊임없이 음악들을 반복하는 방식으로 연주회를 준비했습니다. 사람들은 그가 아기였을 때에도, 아마 그는 울지 않고 허밍을 했을 것이라고 말합니다. 그는 절대 음감을 가지고 있었고 글자보다 악보를 먼저 읽었습니다. 즉, 위의 영상은 아마 그 나름의 ‘연주’였을 겁니다. 그는 실제 손가락 연주와 머릿속 연주 사이를 자연스럽게 오갈 수 있었습니다. 그는 현실과 상상을 자유롭게 왕복했습니다. 어쩌면 누구나 그가 영상 속에서 하는, 무엇에 흠뻑 빠져있는 상황을 경험할지 모릅니다. 물론 천재들은 더 자주 그런 순간을 겪겠지요. 거실에 앉은 굴드를 보는 것은 내게 농구를 하는 마이클 조던을, 그리고 블루스를 노래하는 에타 제임스를 연상시킵니다. 그들은 집중하고 있고, 특별한 상태에(in the zone) 들어서 있습니다. 그것은 너무나 깊은 경지이기 때문에 더 특별하게 느껴지며, 마치 어떤 무아경에 빠져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운동선수들은 이를 “특별한 상태(being in the zone)”에 있다고 말하며 미하일 칙센트미하이는 이를 “몰입(flow state)”이라 표현했습니다. 신경과학자 다니엘 레위틴은 이를 “하나의 제한된 지각 영역에 모든 주의가 집중되며 모든 기능 역시 집중된다. 행동과 의식이 하나가 된다”고 썼습니다.

당신은 그 일에 너무나 깊이 빠진 나머지 그것을 제외한 모든 것을 잊게 됩니다. 칙센트미하이는 어떤 외과의사가 수술에 몰입한 나머지 수술이 끝날 때까지 지붕이 무너진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들고 있습니다. 이 상태에서 “당신이 생각하는 것은 당신의 행동이 됩니다”라고 레위틴은 썼습니다. 당신은 “놀랍고도 즐겁게 그 행동에 빠져들며, 시간 가는 줄을 잊게 되고 자신의 모든 문제 역시 잊게” 됩니다.

어떻게 이런 상태에 도달할 수 있는가는 아직 분명히 밝혀져 있지 않습니다. 연습은 중요합니다. 끈기도 필요합니다. 재능의 영향도 있습니다. 당신이 “몰입”상태에 들어설 때, 당신의 뇌는 변합니다. 도파민과 노르아드레날린이 분비되며 GABA 신경세포가 억제됩니다. 야한 생각, 배고픔, 목마름이 사라지며 끊임없는 의식과 행동의 심오한 조화를 느끼게 됩니다. 호르몬은 당신을 자유롭게 만들며 당신은 마음껏 배회하게 됩니다. 그렇습니다. 당신은 당신이 어디에 있는지, 그리고 어떻게 이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 알지 못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당신이 경험한 가장 놀라운 경험일겁니다. 자기의 피아노로 다시 돌아가 18세기의 푸가를 연주하는 글렌 굴드의 모습에서 나는 길을 잃은 것이 아니라 길을 찾은, 경지에 도달한 한 남자를 볼 수 있습니다. 만약 천국이 있다면, 글렌 굴드는 그 순간 아마 그곳과 매우 가까이 있었을 겁니다.

(NP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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