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원은 동물을 어떻게 사고 파나요?
2014년 9월 12일  |  By:   |  경제, 세계  |  No Comment

최근 캐나다 캘거리에 있는 동물원에 한 가지 문제가 생겼습니다. 이 동물원에는 스리랑카에서 온 코끼리들이 있었는데, 눈이 많이 내리고 추운 캘거리 지역 날씨 때문에 동물원 관계자들은 더 따뜻한 지역으로 코끼리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보통 사람들은 팔고 싶거나 방출하고 싶은 물건이 있으면 다른 사람들과 거래를 합니다. 온라인에 상품에 대한 설명을 덧붙이고 받고자 하는 가격을 올리면 이를 그 값에 사려는 사람이 돈을 지급하고 물건을 가져가면 됩니다. 하지만 동물원의 동물은 우리가 거래하는 대부분 상품과는 다릅니다. 동물원에는 근본적인 원칙이 있는데 바로 동물을 사고팔 수 없다는 것입니다. 비도덕적일 뿐만 아니라 실제로 코끼리의 가격을 매기는 것은 불법이기까지 합니다. 이는 수족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돈을 통해서 거래할 수 없을 때 수족관이나 동물원은 어떻게 거래를 할까요?

실제로 1980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동물원은 금전 거래를 통해 동물을 사고팔았습니다. 동물원들은 희귀 가치가 있거나 방문객을 많이 끌어들일 수 있는 동물을 사기 위해서 경쟁하기도 했습니다. 왜 동물원에서 금전 거래가 금지되었는지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두 가지 역사를 이해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 번째 사건은 15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동물원의 요청을 받고 아프리카나 아시아와 같은 지역에서 요청 받은 동물을 잡아서 사고파는 독일인 칼 하겐벡(Carl Hagenbeck)이라는 사람이 있었습니다. 그는 동물원이 요청한 대부분 동물을 가져다 주었지만, 그가 동물을 포획하는 방식은 무척 잔혹했습니다. 그는 아프리카에서 코끼리 가족을 포획한 뒤 어미 코끼리를 죽이고 새끼 코끼리를 유럽에 있는 동물원에 가져왔습니다. 야생 동물을 포획하는 것을 넘어서 그는 에스키모인이나 사모아 섬사람들을 유럽으로 데리고 와서 실제로 그들이 사는 방식을 사람들이 관람하도록 했습니다. 하겐벡이 동물을 포획하는 방식이나 사람을 전시한다는 사실이 알려지자 이는 동물원들의 명성에도 나쁜 영향을 미쳤고, 동물원들은 점점 하겐벡을 멀리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동물에 붙은 가격표를 완전히 떼어내지는 못했습니다. 가격표를 완전히 없애는 데는 이후 일어난 사건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1960년대와 1970년대에 아프리카와 아시아의 도시들이 동물원을 만들면서 동물원의 우리에 필요한 동물들의 수요가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이 시기는 동물 보호 운동이 활발하게 일어나던 때였습니다. 레이철 칼슨의 “침묵의 봄”과 같은 책이 널리 읽히면서 사람들은 인간의 활동이 자연과 동물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새롭게 평가하기 시작했습니다. 1973년에 88개 국가가 참가한 대규모 회의가 열렸습니다. 각국 대표단은 이 자리에서 어떻게 자연 동물을 보호할 것인가를 두고 논쟁을 벌였지만, 합의점을 찾기란 어려웠습니다. 회의가 한창 진행 중이던 당시 긴급 속보가 전해졌고, 속보는 바로 뉴욕 JFK 공항을 통해서 엄청난 양의 동물 가죽이 밀수되었다는 것이었습니다. 아프리카와 아시아에서 건너온 10만 점이 넘는 동물의 털과 가죽이 있었고 당시 뉴욕시 관계자 말로는 전 세계 치타 개체수의 1/10에 해당하는 치타가 밀수품 안에 있었습니다. 이 소식은 당시 회의장에 모여있던 각국 대표들에게 전해졌고 이 사례는 동물을 돈을 주고 사고파는 것이 얼마나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지를 생생하게 보여주었습니다. 얼마 후에 국가들은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 거래를 금지하는 조약을 맺었습니다. 이후 동물원은 멸종 위기에 있는 동물을 사고파는 경우 어떻게 이 거래가 사회적으로 이익인지를 증명해야 했는데, 이를 증명하기란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하지만 만약 거래가 돈을 포함하지 않으면 이를 증명하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이후 동물원은 점차 동물들을 거래하는 과정에서 돈을 완전히 없앴습니다. 돈이 거래에 쓰이지 않는다면 동물원은 어떻게 거래를 할까요? 바로 물물교환입니다. 이는 수족관도 마찬가지입니다. 보스턴에 있는 뉴잉글랜드 수족관은 이 거래가 어떻게 이뤄지는지를 잘 보여줍니다. 물물 교환 단위는 작은 것부터 시작하는데 뉴잉글랜드 수족관의 경우는 해파리부터 시작합니다. 많은 수족관이 해파리를 원하고 뉴잉글랜드 수족관은 많은 해파리를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해파리를 다른 물고기와 바꿀 수 있습니다. 최근 뉴잉글랜드 수족관이 원하는 물고기(lookdown fish)가 있었는데 이 물고기는 노스캐롤라이나 수족관에 있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수족관은 뉴잉글랜드 수족관이 원하는 물고기를 주는 대신 해파리와 가물치(snakefish)를 원했습니다. 노스캐롤라이나 수족관이 원하는 물고기는 일본의 수족관에 있었는데 이 가물치를 가져오기 위해서 뉴잉글랜드 수족관은 일본 수족관이 원하는 새알고기(lumpfish)를 줬습니다. 이처럼 다른 물고기들을 교환할 때 정해진 비율이 있는 것은 아니고 거래를 하는 수족관의 상황에 따라서 그 비율이 달라집니다.

동물원이 운영되는 방식은 수족관과는 조금 다릅니다. 동물원은 동물 대 동물 교환에 좀 더 민감한 편입니다. 그래서 동물원 연합은 사람들이 물건을 교환하는 크레이그리스트(Craiglist)와 유사한 성격의 웹사이트 “동물 교환 (Animal Exchange)”을 만들었습니다. 동물원들은 이 사이트를 통해서 어떤 동물이 필요하고 어떤 동물을 내보낼 예정인지를 올립니다. 캘거리 동물원의 경우 코끼리를 원하는 동물원 리스트를 만들고 각 동물원을 방문한 뒤 가장 적합해 보이는 동물원에 코끼리를 보냈습니다. 지금 이 코끼리들은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 동물원에 새로운 보금자리를 마련했습니다. (NPR Planet M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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