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어 교육 열풍을 아일랜드가 반기는 까닭
[역자주: 아일랜드 신문사 <아이리시 타임즈> 7월 21일 기사입니다.]
한국은 교육열이 높고 경쟁이 심한 나라입니다. 고등학생이 밤 11시에 교복을 입고 귀가하는 풍경은 흔히 볼 수 있습니다. 학원(Hagwon)이라는 불리는 사립 교습소 시장은 연간 125억 유로에 달합니다. 이런 한국 사교육 상황은 아일랜드에는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아일랜드 로스크리가 고향인 샤나 브라운은 2007년 한국에 왔습니다. 중앙대학교에서 3주 동안 여름학교에 다닌 그녀는 2009년부터는 한국 학생들에게 영어를 가르치고 있습니다. 주한 아일랜드인 모임 회장인 브라운 씨는 “한국에서 교육은 최고 우선순위다. 한국 학부모는 자녀를 일류대학에 보내기 위해서라면 뭐든지 할 준비가 되어 있다”고 말합니다.
2002년부터 한국에서 영어를 가르치고 있는 배리 유스터스는 아일랜드 더블린 시립대학 영어 서비스를 한국 학생에게 제공하고 있습니다. 그는 한국 학부모는 자기 자녀의 학업 성적뿐만 아니라, 이웃 자녀보다 자기 자녀가 상대적으로 더 성적이 나은지 아닌지에도 큰 신경을 쓴다고 말합니다. “아주 어렸을 때부터, 심지어 유치원 때부터 사교육 과외를 받는 극심한 경쟁이 있다”고 유스터스는 설명합니다.
한국 엄마가 자녀 교육을 위해 애를 미국으로 데려간 사이, 아빠는 생활비를 벌기 위해 한국에 남게 되는데 이를 ‘기러기 아빠’라고 합니다. 때로는 가족이 미국에서도 외딴 주, 예를 들어 네브래스카 오마하 시 같은 곳으로 이주합니다. 특정 주에서 고등학교를 나온 학생에게 가산점을 주는 아이비리그 대학 쿼터 시스템을 이용하려는 전략 때문입니다.
이토록 높은 한국의 교육열과 경쟁적인 시장은, 아일랜드 젊은이에겐 좋은 취업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한국 학교나 학원은 해외 강사에게 평균 220만 원을 주고, 주택비와 교통비를 제공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영어 강사라는 직업은 꽤 수입이 좋은 일이다. 생활비가 적게 들고, 주한 아일랜드인 모임도 활발해 여기 생활은 아주 편안하다”고 브라운은 말합니다.
아일랜드는 그동안 한국 학생 어학 연수지로 주목받지 못했습니다. 직항 노선이 없다는 게 한국 학생이 아일랜드를 꺼리는 이유가 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요즘 상황이 바뀌는 신호가 보입니다. 올해까지 아일랜드 장관급 인사가 세 번 한국을 방문했고 교류가 활발해지고 있습니다. 필리핀은 어학 연수지로 아일랜드보다 더 물가가 싸다는 경쟁력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아일랜드 대학들이 한국 교육 기관과 제휴를 맺기 시작했습니다. “아일랜드는 유럽 국가로 진출하는 징검다리로서 한국인을 끌어들일 수 있다. 한국에서 유럽 이미지가 아주 좋기 때문이다. 40개 대학교에서 모인 한국 학생들이 더블린 시립대학교 한 달 과정 영어 교육 코스에 참가했다. 오는 9월 가을 학기에는 또 새 학생들이 올 것이다”고 유스터스는 전망했습니다. (Irish Time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