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도 게임을 끝낸 후 그 사운드가 귀에 계속 맴도나요?
우리가 어떤 게임에 정말 몰두할 경우 우리는 그 게임을 끄고 나온 뒤에도 계속 그 영향이 마음 속에 남아 있는 것을 느낍니다. “가상 행동, 심리학, 학습(Journal of Cyber Behaviour, Psychology and Learning)”지에는 최근 실제로 게이머가 게임을 끝낸 지 한 참 뒤에도 폭발 소리나 비명 소리와 같은 게임에서 나는 소리를 듣는다는 연구가 발표되었습니다.
이 현상은 “게임 전이 현상(Game Transfer Phenomena, GTP)”이라 불립니다. GTP에는 테트리스를 계속 했을 때, 그 잔상이 게임을 끝난 뒤에도 계속되는 것과 같은 시각적인 측면도 있습니다. 이런 현상들은 우리의 인지작용중 일부가 아직 게임 속 상황에 빠져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노팅햄 트렌트 대학은 게임 동호회 게시판에서 1244건의 GTP를 수집했고, 이 중 12 퍼센트가 게임 사운드에 대한 것이었습니다. 이 소리들에는 칼을 휘두르는 소리와 전자음 삐, 그리고 슈퍼마리오에서 동전을 먹는 소리도 있었습니다.
“그 중에는 게임 음악이 계속 머리에서 울리는 여러 게이머들도 있었습니다. 이는 마치 음악을 듣다 멈추었을 때 그 음악이 머릿속에 계속 연주되는 것과 같습니다. 어떤 게이머는 목소리를 들었고, 어떤 게이머는 사운드를 들었습니다. 이 현상은 때로 이들이 잠들려 할 때 발생하기도 했습니다. 이들은 자기가 게임을 껐는지 보기 위해 다시 컴퓨터나 게임기를 확인하기도 했습니다.”
가장 흥미로운 예는 게임과 관련된 현실의 어떤 상황이 이들에게 이런 현상을 일으키는 것입니다. 한 게이머는 특정 건물에 들어갈 때 “포탈(Portal)”의 게임 사운드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심지어 한 게이머는 주변이 어두워지기만 하면 ‘사일런트 힐(Silent Hill)’에서 괴물이 다가올 때 울리는 경고음인 깨진 라디오 소리를 듣는다고 말했습니다.”
그러나 이 현상을 믿지 않는 이들도 있습니다. 아직 이 현상에 대한 연구는 게임동호회 게시판을 뒤지는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게이머들이 동료들에게 자신의 경험을 과장할 가능성은 충분히 있습니다. 아직 이 현상을 실험실에서 재현하는 것은 어려워 보입니다. 그러나 90년대 초부터 이 현상이 보고된 것도 사실입니다. 와이어드(Wired)는 캘리포니아 대학의 연구 결과인 “테트리스를 할 때 당신의 뇌”라는 제목의 기사를 1994년에 실은 바 있습니다.
노팅햄 트렌트 대학은 이 현상이 뇌가 의미와 감각정보를 연결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현상이라고 생각합니다.
“게임의 사운드는 그 게임 속 세상에서 어떤 의미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때로 그 의미는 게이머의 현실과도 관계가 있습니다. 이번 연구는 뇌가 어떻게 의미와 감각경험을 연결시키는지, 그리고 그 과정이 얼마나 견고하지 못한지를 알려줍니다. 또 우리가 청각 경험을 관리하는 능력이 충분치 못함도 보여줍니다.”
연구팀의 목적 중 하나는 이 현상을 파악해 이로 인해 고통받았던 게이머들의 고통을 줄여주는 것입니다. 그러나 이번 연구는 그 목적보다 더 큰 결과를 암시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GTP를 파악하고, 분류하고, 설명하게 되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이 연구는 한편으로 우리의 마음이 어떻게 작동하는지, 어떻게 마음이 감각과 의미를 연결하며, 이 연결을 학습하는지에 대한 단서를 제공해 줍니다. 이를 통해 우리는 학습에 대한 유용한 지식을 얻게 되리라 생각합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