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물도 예술작품을 만들고 감상할 수 있을까요?
2014년 7월 29일  |  By:   |  과학  |  No Comment

“보겔콥 정원사 집짓기새(Vogelkop Gardener bowerbird)”는 얼핏 보기에는 별 특징을 가지지 않은 새처럼 보입니다. 흙색의 깃털은 땅에서 사는 이들을 더욱 눈에 띄지 않게 합니다. 그러나 이들을 자세히 관찰해 보면 당신은 이들의 놀라운 비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이들이 다른 어떤 새보다도 더 정교하고 미적인 작품을 만든다는 것입니다.

이 새의 수컷들은 암컷을 유혹하기 위해 집을 만듭니다. 어떤 새는 검은 이끼 위에 막대로 집을 짓고, 달팽이 껍질, 옥수수, 돌로 이를 꾸밉니다. 또 어떤 새는 녹색 이끼 위에 과일, 꽃, 그리고 나비의 날개로 작품을 만듭니다. 이들은 각각 자신만의 개성을 가지고 있으며 자기가 선호하는 색깔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나 하나의 재료는 매우 정교하게 놓여지며, 바람이 불어 그 재료가 움직일 경우, 집짓기새는 다시 그 자리로 돌아와 그것을 원래의 위치로 가져다 놓습니다.

“작품을 꾸민다는 것은 이들이 자동적인 반응을 따라 움직이는 것 이 아니라 어떤 ‘의식의 변화’를 가지고 있음을 의미합니다.”

UCLA 의 제러드 다이아몬드는 이 새의 복잡한 행동을 처음으로 연구한 학자 중의 한 명 입니다. 다이아몬드는 이들의 습성이 단지 본능만은 아님을 발견했습니다. 어린 새는 더 나은 집을 짓기 위해 계속 시도를 거듭하며, 때로 더 나이 든 새가 집 짓는 모습을 지켜보고 배우기도 합니다.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포겔콥 집짓기새(Nature Picture Library/Alamy)

자신의 작품을 감상하는 포겔콥 집짓기새(Nature Picture Library/Alamy)

다이아몬드는 이들의 집짓기가 자신만의 취향과 선호가 있으며 스스로의 의도와 관리하에 일어나는, 문화적으로 전수된 창조적 과정이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곧, 집짓기새는 적어도 자신의 미적 즐거움을 위해 작품을 만든다는 측면에서 예술가로 불릴 수 있다는 것입니다.

1954년 런던 동물원에서 태어난 침팬지 콩고 역시 예술가라 칭할 수 있습니다. 콩고가 두 살일 때 영국의 동물학자 데스몬드 모리스는 콩고에게 연필을 주었습니다. “그는 연필을 쥐었고, 나는 카드 한 장을 그에게 내밀었지요. 연필의 끝에서 무언가 이상한 일이 일어나기 시작했어요. 그게 콩고가 처음 그은 선이었습니다. 그리고 콩고는 계속해서 선을 긋기 시작했습니다.” 콩고는 연필을 놓고 붓을 들었습니다. 그리고 1957년, 런던의 현대미술연구소(Institute of Contemporary Arts)는 그의 작품을 전시했습니다.

콩고의 그림들은 특정한 대상을 묘사한 것은 아니지만 “서정적인 추상적 인상주의(lyrical abstract impressionism)”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는 그림을 그릴 때 분명한 의도가 있었고, 일관성이 무엇인지 알았습니다. 그가 그림을 마치기 전에 붓을 빼았길 경우 그는 붓을 돌려받기를 원했습니다. 또 그림을 다 그렸다고 생각했을 때는, 더 이상 무언가를  덧붙이기를 거부했습니다. 2005년 한 경매에서 그의 작품은 약 2500만원에 팔렸습니다.

콩고 이후 동물원들은 동물들이 예술적 표현을 할 수 있는 방법을 모색하기 시작했습니다. 동물원은 예술행위가 동물들의 복지에 도움이 되기기를 바랐습니다. 그러나 붓으로 그림을 그리는 것은 동물에게 자연스러운 행위가 아니었고, 따라서 침팬지, 코끼리 등에게 이런 훈련을 시키는 것이 진정 그들을 위한 것인지에 관한 의문이 따랐습니다.

아직 이 문제는 분명한 결론이 나 있지 않습니다. 최근 멜버른 동물원의 아시아 코끼리 네 마리를 대상으로 한 연구는 그림을 그리는 것이 코끼리의 스트레스를 줄이지는 않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들은 코끼리의 그림이 적어도 이들 종을 보존하기 위한 동물원의 기금 마련에는 도움이 되었으리라 말했습니다.

캔바스위에 염료를 옮기는 것이 반드시 유일한 예술적 행동은 아닙니다. 사실 어떤 것이 예술이며 어떤 행동이 창의적 행동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분명한 정의가 존재하지 않습니다. 만약 잭슨 폴록의 그림과 콩고의 그림을 같이 걸어 둔다면 누군가는 두 그림을 구별하지 못할 겁니다. 물론 어떤 이들은 영원히 동물들의 작품을 좋아하지 않을 겁니다. 2011년의 한 연구는 사람들이 침팬지와 코끼리의 작품과 진짜 작가의 작품을 매우 잘 구별한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그렇다면 동물들의 예술활동은 어떤 의미가 있을까요?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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