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센세이션: 신체지능에 대한 새로운 결과들(Sensation: The New Science of Physical Intelligence)”
만약 전등을 깜박이는 것이 생각을 더 잘할 수 있게 만든다면 어떨까요? 또는 달콤한 간식을 친구에게 줌으로써 더 다정한 친구가 될 수 있다면요?
이런 이야기가 다소 이상하게 들리는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보고, 냄새 맡고, 만지고, 맛보고, 듣는 것과 같은 신체적 경험이 우리의 정신 상태에 매우 깊은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 심리학자들도 있습니다. 심리학자 로벨은 자신의 책 “센세이션”에서 정신이 신체를 지배하는 것만큼 신체 역시 정신을 지배한다는 “체화된 인지이론(the theory of embodied cognition)”을 본격적으로 파고듭니다.
체화된 인지이론 분야의 연구들은 셀 수 없이 많은 방식으로 우리의 신체적 감각이 우리의 생각과 감정을 지배함을 보여줍니다. 뜨거운 차가 든 머그컵을 들고 있을 때 당신은 온건한 보수주의자가 되며 몸을 씻을 때 우리의 정신도 동시에 맑아집니다.
로벨은 신체와 정신의 관계가 어린 시절의 실제 경험에 의해 만들어진다고 말합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예방주사를 맞을 때, 날카로운 아픔은 병원의 냉기와 슬픈 분위기와 연관됩니다.
로벨은 이 깊게 새겨진 연관관계가 우리로 하여금 특정 경험을 회피하게 하거나 선호하게 만든다고 이야기합니다. 한 연구는 이력서가 더 두꺼운 클립보드와 같이 올 때, 사람들은 그 지원자가 더 진지하게 그 자리를 생각한다고 여기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로벨은 이력서를 더 두꺼운 종이에 쓰는 것만으로도 도움이 될지 모른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이런 신체가 정신에 영향을 끼치는 연구들은 실제 재현이 안 되는 문제가 있어 심각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로벨은 이런 논쟁을 책의 마지막에 간단히 다루고 있습니다. 그러나 이 논쟁은 이 책의 상당 부분에 대한 신뢰성에 영향을 끼칩니다.
우리의 신체적 경험이 정신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에 대해 관심이 있는 이들에게 “센세이션”은 좋은 시작점입니다. 그러나 더욱 엄밀하고 비판적인 관점을 기대하는 이들에게는 다소 실망스러울 수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체화된 인지이론의 발전 과정을 잘 다루고 있으며 신체와 정신의 관계가 얼마나 복잡한지를 다시 한 번 알려주는 좋은 책입니다. (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