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에 곧 등장할 가루 알콜: 팔콜(Palcohol)
인스턴트 커피처럼 물을 타기만 하면 칵테일이 만들어진다면 어떨까요? 술을 분말로 만든다는 아이디어는 새로운 것이 아니지만 미국인들은 이제까지 타먹는 술에 큰 관심이 없는 듯 했습니다. 그러나 아리조나의 한 회사는 이제 미국인들도 인스턴트 모히또와 마가리따를 즐길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고, 마침 정부 역시 이 생각을 좋아하는 듯 했습니다. 적어도 이달 초에는 그랬습니다.
이달 8일, 미국의 주류담배 조세 상거래국(Alcohol and Tobacco Tax and Trade Bureau, TTB)은 알콜을 분말(powder)로 만든 제품인 립스마크(Lipsmark)사의 팔콜(Palcohol)을 허가했습니다. 그러나 지난 주, 정부의 대변인은 미국연합통신(Associated Press)과의 인터뷰에서 이 허가에 문제가 있다고 말했습니다. 립스마크사는 이러한 변화가 신청서 상의 작은 문제 때문이며, 곧 이를 수정한 신청서를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한편, 주류 법령 전문 법률회사인 Bevlaw.com 에는 “정부가 한 번 내린 허가를 취소하는 것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고, 이는 팔콜이 곧 주류가게에서 팔리게 될 것을 의미합니다. 일본, 독일, 네덜란드에서는 이미 알콜분말을 팔고 있습니다. 특히 일본의 사토(Sato)는 70년대에 이미 알콜분말의 특허를 내었고 알콜 성분이 들어간 젤리, 초콜렛 등의 음식도 만들고 있습니다.
한편, 립스마크는 자신들의 제조방법을 밝히지 않고 있습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은 팔콜의 원리와 앞으로의 전망을 알기 위해 약화학 및 생물학 박사학위를가지고 “푸드 매터스(Food Matters)”블로그 운영진 중의 한 명인 씨 아르 오(See Arr Oh)와 인터뷰를 가졌습니다.
Q: 알콜분말을 처음 들어본 것은 언제인가요?
A: 세상에는 커피, 차, 우유 등의 액체를 분말형태로 만든 여러 제품들이 있습니다. 알콜분말은 이미 70년대에 특허가 등록된 제품으로 “해 아래 새것이 없다”는 말의 좋은 예입니다.
Q: 알콜분말의 원리는 무엇인가요?
A: 먼저 알콜’분말’이 잘못된 용어라는 점을 알아야 합니다. 흔히 언론에서는 이 가루가 ‘알콜이 냉동건조’된 것이라고 말하는데 이는 사실이 아닙니다. 그보다는 설탕으로 된 캡슐안에 알콜이 들어가 있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입니다. 사이클로덱스트린(cyclodextrins)은 설탕으로 만들어진 작은 반지형태의 분자로 그 사이에 다른 분자를 담을 수 있습니다. 알콜분말은 그 사이의 수분을 제거한 후 알콜을 담은 제품입니다. 사이클로덱스트린은 따뜻한 물에서 녹으며, 이때 알콜은 바깥으로 나오게 됩니다.
Q: 술을 가루로 만들 때 내용물의 변화가 있나요?
A: 1972년 등록된 특허에 따르면, 덱스트린의 비율은 60%까지 올라갑니다. 이 비율은 당분의 크기와 모양, 그리고 건조방식에 따라 바뀝니다.
Q: 이 가루를 물에 타지 않고 바로 먹으면 어떻게 되나요?
A: 체내에서 사이클로덱스트린이 어떻게 반응하는지에 따라 다릅니다. 일반적인 약들은 체내의 산도(pH) 변화에 의해 분해되는 구조를 가지고 있습니다. 카페인과 알콜은 체내에서 직접 흡수됩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떤 일이 발생할지는 생체내 실험의 결과를 보아야 알 수 있습니다.
Q: 립스마크는 사람들이 팔콜을 코로 흡입하는 것을 막기 위해 “술 한잔 만큼의 알콜을 흡입하기 위해 반 컵 분량의 분말 필요하도록 가루의 부피를 늘였다”고 말했습니다. 알콜분말을 코로 흡입하면 어떻게 될까요?
A: 에탄올보다는 사이클로덱스트린의 영향이 더 클 것으로 생각됩니다. 사이클로덱스트린은 세제나 육수분말의 향을 내는 데 사용됩니다. 이런 냄새가 나는 가루를 코로 마시고 싶을까요?
Q: 이 가루를 따뜻한 물에 풀어야 한다면, 우리가 흔히 술을 마실때 하듯이 여기에 얼음을 섞을 수 있나요?
A: 얼음을 섞게 되면 호차타(horchata)나 아몬드 우유처럼 짙어 질겁니다. 파티에 적당해 보이지는 않아요. 사케나 데운 럼주를 제외하면 누가 뜨거운 술을 마시겠어요?
Q: 알콜분말은 조리과학의 발전인가요? 아니면 단순한 눈속임인가요?
A: 눈속임입니다. 그저 아주 오래된 기술을 새롭게 포장한 것 뿐입니다.
(Scientific Americ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