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가 1달러 벌 때 여자는 77센트 번다는 통계, 자세히 알아보기
지난주 오바마 대통령은 여성들이 차별받지 않고 같은 일에 대해서는 남성과 동일한 임금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남성들이 1달러를 받을 때 여성들은 77센트밖에 못 받고 있다는 사실을 여러 차례 언급했습니다. “77센트”라는 통계에는 여러 가지 함의가 담겨있습니다. 우선 여성들이 남성들보다 평균적으로 일을 하는 시간이 적고 직업 선택에 있어서도 평균 소득이 낮은 일자리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남성들보다 적은 임금을 받는 부분도 있습니다. 실제 차별이 가져오는 임금 격차를 제대로 측정하려면 똑같은 종류의 일을 같은 시간 동안 하는 남녀의 임금이 얼마나 차이가 나는지를 측정해야 하는데, 현재 “77센트” 주장에는 이것이 정확히 반영되어 있지 않습니다. 보수 성향의 경제학자들은 오바마 대통령의 “77센트” 주장은 미국 사회에 차별이 만연한 것처럼 사실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판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제학자들은 일하는 시간과 직업 선택을 고려하더라도 남녀 차별이 임금 격차에 영향을 미치고 있는 가능성을 인정합니다. 브루킹스 연구소의 경제학자 게리 버트리스(Gary Burtless)는 나이, 교육, 직업, 여가 시간의 선택 등 다양한 요인들을 다 통제하더라도 남녀간 임금 격차는 통계 분석에서 절대 사라지지 않는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하버드 대학의 경제학자 클라우디아 골딘(Claudia Goldin)은 2009~2011년 기간 동안 학사 학위 이상의 정규직 노동자들 964,705명의 임금을 비교했습니다. 골딘 교수는 직업에 따라서 남녀 임금 격차 정도가 매우 다르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예를 들어, 약사의 경우 여성 약사는 남성 약사 임금의 92%를 벌어들이면서 가장 낮은 임금 격차를 보였습니다. 반면 금융 매니저의 경우 여성은 남성의 75%를 벌어들이고 있었습니다. 골딘 교수는 장시간 근무하는 것에 많은 보상을 하는 분야일수록 남녀 임금 격차가 크다고 결론지었습니다.
남성과 여성의 임금 격차에 대해서 남녀가 일하는 시간이 다르기 때문에 다른 임금을 받는 것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미국 노동 통계청은 시간당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남녀 임금을 조사했습니다. 시간당 임금을 살펴봤을 때 남성이 1달러를 벌 때 여성은 88센트를 벌고 있었습니다. 1979년부터의 추이를 살펴보면, 물가 상승률을 감안했을 때 시간제로 임금을 받는 노동자들 사이에서 남녀 임금 격차는 줄어들고 있습니다. 1970년대에 남성의 시간당 임금은 17달러였지만 현재는 14달러로 줄어들었고 여성의 경우는 10달러였던 것이 12달러로 상승했습니다.
노동 통계청은 여성이 노동 시장에 참여하고 있는 가계인 경우 남편보다 더 높은 소득을 보인 아내의 비율이 전체 가계 중에서 얼마인지를 측정해 왔습니다. 1987년에 이 비율은 24%였지만 현재는 38%로 뛰어올랐습니다.
앞서 언급한 통계들은 분야별로 남녀 임금 격차가 줄어드는 속도가 다르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만 어떤 것도 임금 격차가 완전히 없어졌다는 것을 보여주고 있지는 않습니다. 국제노동기구의 디렉터인 가이 라이더(Guy Ryder)는 많은 국가들에서 남녀 임금 격차가 줄어들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그 속도는 매우 더딘 편이라고 지적했습니다. 국제노동기구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국가별로 남녀 임금 격차는 큰 차이를 보였습니다. 필리핀은 여성이 남성보다 임금을 더 많이 받고 있는 유일한 국가였습니다. 반면, 아제르바이잔의 경우 남성이 여성보다 평균 두 배 이상 많은 임금을 받고 있었습니다. (WSJ)
*역자 주: 한국의 경우 (2010년 기준) 여성은 남성 임금의 67%를 받고 있었는데 이는 데이터에 포함된 국가들 중에서 매우 낮은 수준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