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다른 이의 거짓말을 눈치챌 수 있을까요?
2014년 4월 11일  |  By:   |  과학  |  No Comment

우리는 다른 이의 거짓말을 그의 행동으로 눈치챌 수 있을까요?

미국 운수 보안국(Transportation Security Administration)은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리고 사람들의 표정이나 행동으로부터 테러리스트를 식별하는 수천명의 “행동탐지요원(behavior detection officer)”을 양성하는 데 1조원의 돈을 사용했습니다.

그러나 비판자들은 이들의 이런 노력이 매년 수 만 명의 여행객에게 불편만을 줄 뿐, 한 명의 테러리스트도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곧, 운수보안국 역시 우리가 흔히 빠지는 오류인, 다른 이의 행동을 관찰함으로써 그들이 거짓말을 하는지를 알 수 있다는 믿음에 빠졌다는 것입니다.

많은 사람들은 거짓말을 하는 이들이 눈길을 피하며 신경질적인 행동을 한다고 믿고 있습니다. 그리고 경찰들도 시선을 특정한 방식으로 위로 향하는 등의 특징들을 찾도록 훈련받았습니다. 그러나 실험결과들은 사람들이 다른 이의 거짓말을 파악하는 데 매우 미숙하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훈련을 받은 경찰관들과 전문가들도, 자신들의 판단에 더 확신을 가지고 있었다는 점을 제외하면,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시카고 대학의 행동과학자 니콜라스 이플리(Nicholas Epley)는 이렇게 말합니다.

“다른 사람의 행동을 봄으로써 우리는 무언가를 파악했다는 환상을 얻게 됩니다. 신체 언어(Body Language)는 우리에게 이야기합니다. 단지 매우 작은 소리로(whisper) 말이지요.”

지난 해, 운수보안국의 이 프로그램은 예산삭감의 대상이 되었습니다. 그 결정의 배경에는 심리학자 찰스 F. 본드 주니어와 벨라 M. 디파울로의 200건 이상의 거짓말 연구를 종합한 연구가 있습니다.

그들은 그 연구들에서 사람들이 다른 이의 거짓말을 구별할 확률이 47%에 불과하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이는 동전을 던져 선택하는 확률인 50%보다 낮은 값입니다. 다른 이가 진실을 말할 때 이를 진실로 판별한 비율은 61%로 다소 높았지만, 결국 이를 평균한, 곧 다른 이가 진실을 말하는 지, 거짓말을 말하는 지를 맞춘 확률은 54%라는, 동전을 던질 확률보다 약간 높은 값이 나왔을 뿐입니다. 그리고 음성을 차단하고 화면만을 보여주었을 때 이 값은 더욱 낮아졌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이가 행동으로 그 사실을 드러낸다는 믿음은 허구에 가깝습니다.”

연구자들은 거짓말을 구별하는 가장 좋은 단서는 그의 말에 있다는 것을 발견했습니다. 곧, 그들의 이야기는 덜 분명했고, 덜 설득적이었습니다. 그러나 그 정도는 매우 미묘해서 쉽게 구별되지 않았습니다.

그러나 어떤 연구자들은 종합적인 신체 신호의 구별을 통해 확률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들은 실험결과에 나타난 낮은 확률은, 이 실험의 대상자들이 자신에게 크게 중요하지 않은 일들에 대해 거짓말을 했기 때문이며, 이들이 절박해질 실제 현실에서는 이 신호들이 더 뚜렷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해, 브리티쉬 컬럼비아 대학의 심리학자들은 범죄과학 전문가들에게 표정, 스트레스 신호, 이야기속의 불일치 등을 파악하게 하는 훈련을 한 후, 이들로 하여금 사라진 친척이 돌아오기를 호소하는 사람들의 뉴스 인터뷰를 판단하게 하였습니다. (이들 중의 일부는 바로 그들이 그 친척을 살해한 범인이었습니다.) 훈련된 전문가는 80%의 확률로 살인범들을 구별했습니다.

이 확률은 놀라운 값이지만, 아직 실험결과는 충분치 않으며, 다른 연구자들은 이 방법이 현실에 쓰일 수 있을 지 의문을 가지고 있습니다. 그리고 위험이 따르는 거짓말과 사소한 거짓말에 있어 이를 구별하는 데 큰 차이가 나지 않는다는 연구들도 있습니다. 이는 심각한 사건의 용의자로 몰리는 순간, 무고한 이들도 같은 정도로 긴장을 하게 되기 때문입니다.

한편, 우리는 왜 우리가 다른 이의 신체신호를 읽을 수 있다고 믿고 있을까요? 이플리는 자신의 책 “마인드와이즈: 우리는 다른 이의 생각, 믿음, 느낌, 바람을 어떻게 이해하는가”에서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당신이 거짓말을 하거나 남을 속일 때, 당신은 이를 알고 죄책감을 느끼며, 이는 당신에게 당신의 감정이 당신의 행동으로 드러나고 있을 거라는 느낌을 줍니다. 당신은 당신의 감정이 실제보다 더 드러난다고 생각하며, 따라서 다른 이들의 감정도 실제보다 더 드러날 것이라고 믿는 것입니다.”

이플리 박사는 인간이 다른 이의 감정을 어떻게 느끼는지에 대한 책을 쓸 정도로 전문가였지만, 자신도 여전히 이와 동일한 문제를 가지고 있다고 말합니다. 올 초, 그는 부인의 40세 생일 선물로, 그녀가 홀로 뉴욕에 있는 쌍둥이 언니와 생일을 보낼 수 있도록 비행기표를 선물했습니다. 그녀는 이 선물을 열어본 순간, 커다란 울음을 터뜨렸습니다. 이플리 박사는 그녀가 생일을 가족들과 같이 보낼 수 없다는 사실에 화가 난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는 내가 뭘 잘못했나 두려웠습니다. 그리고 즉시 그녀에게 비행기표는 환불이 가능할 거라고 변명했습니다. 정신을 차린 그녀는, 여전히 눈물을 흘리면서, 이 선물이 정확히 자기가 원하던 선물이며, 단지 나와 아이들이 기분 나빠할까봐 말하지 못했던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 눈물은 기쁨의 눈물이었던 것이지요. 그녀가 내게 그 사실을 말할때까지 나는 그 눈물의 정체를 전혀 파악하지 못했던 겁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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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짓말 구별 테스트 (10명이 각각 30초 가량의 영상동안 진실 또는 거짓을 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