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광저우시, ‘영아 안전섬’ 수용인원 다 차 더 이상 안 받기로
2014년 3월 18일  |  By:   |  세계  |  4 Comments

중국 광저우시가 버려지는 영아들을 거두어 보호하고 키우는 보호소 ‘영아 안전섬(婴儿安全岛)’에 당분간 아이들을 더 받지 않겠다고 발표했습니다. 준비한 아기 침대가 가득 차 더 이상 아이들을 맡아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지난 1월 말 문을 연 광저우시 안전섬에 두 달도 채 안돼 어린 아이 262명이 버려졌는데, 이 가운데 67%는 돌이 채 안 된 영아였습니다. 안전섬으로 온 아이 모두가 크고 작은 병을 앓고 있었는데, 이 가운데 90%가 살아남았습니다. 영아 안전섬은 아이를 키울 수 없는 사정이 생긴 부모들이 아이를 안전하게 버리고 갈 수 있는 곳으로 적정 온도의 인큐베이터 시설이 구비된 침대에 아기를 둔 뒤 벨을 누르면 몇 분 뒤 복지사가 아이를 데리고 갑니다.

여느 나라와 마찬가지로 중국에서도 갓 태어난 아이를 몰래 버리거나 방치하는 건 불법이지만, 경제적으로 넉넉하지 않은 집안에서 계획에 없던 아이가 장애나 병을 갖고 태어난 경우 병원비를 감당하지 못한 부모들이 아이를 사실상 방치해 살해하는 일이 자꾸 발생하자 중국 정부가 아이들의 안전을 지키겠다는 취지에서 보호소 운영을 시작했습니다. 현재 10개 성에 25곳의 안전섬이 운영되고 있으며 수도 베이징에도 올해 안에 첫 안전섬이 문을 열 계획입니다. 내년까지는 총 18개 성에 안전섬이 도입될 예정입니다.

영아 안전섬이 오히려 아이들의 유기를 조장하는 게 아니냐는 비판도 적지 않습니다. 실제로 안전섬을 시행운영할 때보다 실제 운영 시에 훨씬 많은 수의 아이가 버려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광저우시 안전섬의 경우만 해도 설 연휴동안 무려 80명의 영아가 버려지자 비판이 일었습니다. 하지만 중국아동복지입양센터(China Center for Children’s Welfare and Adoption)의 슈지우 사무총장은 안전섬이 영아 유기를 부추긴다는 통계는 아직 없다며, 법이 지켜지지 않는 현실을 감안할 때 버려지는 아기들의 목숨을 살리는 일이 안전섬의 주요 목표이자 성과라고 설명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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