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엄 세대(Millennials)와 친환경 자동차 시대의 도래
2014년 3월 4일  |  By:   |  과학  |  2 Comments

자동차는 미국의 상징입니다. 픽업 트럭을 몰고 전원을 달리는 풍경은 미국영화에서 절대 빼놓을 수 없는 장면들 중 하나이죠. 미국 경제의 활황을 등에 업고 자란 베이비부머 세대의 꿈은 성공하여 페라리나 포르쉐와 같은 프리미엄 스포츠카를 소유하는 일이었습니다. 아메리칸 드림은 이민자들에게만 해당되는 말은 아니었습니다. 미국인들에게 자동차는 생활의 필수품이자 아메리칸 드림 그 자체였으니까요.

하지만, 흔히 밀레니엄 세대라고 불리는 1977년에서 1990년대 사이 미국에서 태어난 젊은 세대는 베이비부머 세대만큼 차량을 소유하는 일에 열광적이지 않습니다. 이들 세대는 자동차에 전혀 신경을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이기도 합니다. 각종 정량 지표들도 이러한 경향을 뒷받침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2013년 발표된 미시간 대학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가 베이비 부머 세대들에 비해 새 자동차를 구입할 확률이 15배 이상 낮은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이들 세대가 운전면허증을 보유한 비율도 베이비 부머 세대에 비해 훨씬 낮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디트로이트 프리 프레스(Detroit Free Press) 설문 조사는 왜 밀레니엄 세대들이 이처럼 차를 보유하기를 꺼리는지 그 이유를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너무 바빠서 사용할 일이 별로 없을(37%) 뿐만 아니라, 높은 차량 유지 비용이 부담되고(32%), 꼭 소유하지 않더라도 얻어탈 방법이 많기 때문이다.(31%)”

하지만, 이러한 경향이 밀레니엄 세대가 새로운 차량을 구입할 의사가 전혀 없다는 사실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이들 세대는 단지 과거세대가 그랬던 것처럼 무조건적인 신규 차량의 구입을 지향하지 않고, 좀더 까다로운 친환경 성능을 구입 조건으로 내걸고 있을 뿐입니다. 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밀레니엄 세대 중 75% 가량은 향후 5년내에 차를 리스하거나 구입할 의사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다만, 일반적인 가솔린 엔진을 선호해왔던 과거 세대들에 비해, 이들 밀레니엄 세대는 친환경 대체 동력 기관에 더 높은 관심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구매 의사를 밝힌 75%의 응답자 중 59%가 차량 구입시 친환경 대체 동력 기관(하이브리드 전기-27%, 플러그인 하이브리드-8%, 전기배터리-7%, 천연가스-7%, 디젤-6%, 연료셀-4%)을 사용하는 자동차를 선택하겠다고 밝힐 정도니까요.

이처럼, 자동차 소유에 대한 밀레니엄 세대의 인식 변화는 미래 자동차 산업에서의 큰 변화를 예고하고 있습니다. 친환경 정신으로 무장된 이들 세대가 주 고객층으로 성장하면, 미 자동차 제조사들의 경영 전략 역시 친환경적 기조로 흘러갈 수 밖에 없기 때문입니다.

미국 정부가 집행하고 있는 각종 친환경 펀드 또한 자동차 산업에서의 변혁을 이끌 주요 촉매제로 지목되고 있습니다. 미국 정부는 자동차와 에너지 업계에서의 친환경 기술 혁신을 위해 그동안 엄청난 양의 자금을 지원해왔습니다. 이러한 에코펀드의 가장 성공적인 수혜 사례로 꼽히는 기업이 바로 테슬라(Tesla)입니다. 테슬라는 뛰어난 기술력 뿐만 아니라, 경쟁력 있는 가격으로 BMW와 함께 프리미엄 전기차 시장을 선도하고 있는 대표적인 기업입니다. 많은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성공할 수 있었던 숨은 비결로 미 정부의 전폭적인 기술개발자금 지원과 대당 1천4백만원까지 지원되는 정보 보조금을 꼽고 있습니다. 전기차 시장의 가격장벽을 낮추는데 크게 기여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아직까지, 테슬라의 성공은 프리미엄 시장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가솔린 차량의 가격경쟁력은 전기차의 그것보다 여전히 높습니다. 따라서, 포드와 제네럴 모터스와 같은 미국의 자동차 양산 브랜드들은 여전히 가솔린 차량의 판매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소비자들의 친환경 차량 구입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고, 미 정부의 친환경 기술의 개발에 대한 지원 역시 공격적으로 이루어지고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친환경 자동차 시대의 도래는 먼 미래가 아닌 근 미래의 현실이 될 것이 분명합니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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