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만족도 꼴지 스피릿 항공의 항변
미국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고 있는 항공사 가운데 하나가 스피릿 항공(Spirit Airlines)입니다. 간단히 정리하면 스피릿 항공의 모토는 어마어마하게 싼 비행기표입니다. 뉴욕에서 플로리다 주 포트 로더데일까지 가는 비행기표가 68.99달러, 우리돈 7만원이 조금 넘는 가격이었습니다. 다른 항공사를 이용하면 최소한 150달러는 내야 살 수 있는 구간입니다. 어떻게 이런 가격이 가능할까요? 답은 스피릿 항공의 이른바 가격 세분화 정책에 있습니다. 즉, 68.99달러는 순전히 운송 수단으로서 비행기를 이용하는 데만 드는 값이고 여기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에 따로 요금을 부과하는 겁니다. 미리 좌석을 지정하는 데 30달러, 다른 비행기에서는 보통 공짜로 주는 생수 한 병에 3달러, 심지어 비행기 자리 위 짐칸에 짐을 싣는 것도 돈을 내야 합니다. 몸만 움직이는 데 필요한 최소의 요금만 책정했으니, 나머지는 소비자들이 알아서 아끼라는 식이죠. 많은 소비자들은 스피릿 항공의 요금 정책에 치를 떨며 다시는 이 비행기에 타지 않겠다고 다짐을 합니다. 소비자들의 불만은 지난해 소비자 동향 보고서(Consumer Report)에도 그대로 나타났습니다. 스피릿 항공은 항공사 가운데 꼴지는 기본이고, 역대 보고서가 조사했던 회사들 가운데 최저점에 해당하는 평점을 받았습니다.
스피릿 항공의 CEO 발단자(Ben Baldanza)의 생각은 다릅니다.
“벤츠 S 클래스랑 포드 소형 자동차랑 단순 비교하면 사람들이 어떤 차를 선호하겠어요? 당연히 벤츠 아니겠어요? 가격을 물어봐야죠. 가격 대비 만족도를 묻지 않은 조사는 우리에게 전혀 의미가 없어요.”
발단자는 오히려 기존 항공들이 소비자들이 이용하지도 않는 서비스까지 한데 묶어 항공 요금을 올려 받고 있다고 비판하며, 스피릿 항공은 이런 관행을 과감하게 타파한 요금 체계로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고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스피릿 항공의 한 승무원도 승객들의 불만이 크지 않냐는 질문에 다시는 스피릿을 이용하지 않겠다던 승객들이 싼값에 결국은 다시 표를 산다고 말했습니다. (NPR Planet M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