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눈에 반하게 된다는 것은
2014년 2월 10일  |  By:   |  과학  |  No Comment

몇 달 동안 온라인 사이트에서 수많은 셀카와 프로필들을 흩어보던 당신은 마침내 운명의 짝처럼 보이는 상대방과 만나기로 약속했습니다. 두 사람은 어떤 과정을 거쳐 첫눈에 반하게 될까요?

1. 첫인상

외모가 첫인상에 중요하지 않다는 것은 거짓말일겁니다. 문화권에 상관없이 매력적인 사람으로 평가되는 몇가지 요소가 있습니다. 가장 대표적인 것은 신체의 대칭입니다. 대칭적인 몸과 얼굴은 그 사람의 유전자에 큰 결함이 없다는 것을 말해줍니다. 다른 공통적인 요소는 한 문화권에서 매력적으로 생각되는 얼굴이 대체로 그 문화권의 평균적인 얼굴이라는 사실입니다.

남녀간의 차이는 어떨까요? 여성의 작은 턱과 도톰한 입술은 여성적인 특징으로 여겨지며 남성에게 더 매력적으로 생각됩니다. 그러나 남성에 대한 여성의 선호는 더 복잡합니다. 여성은 가임기일때는 남성적인 신체와 얼굴을 선호하고, 보건제도가 열악한 나라에서도 더 남성적인 외모를 선호합니다. 호르몬에 의해 여성의 선호가 바뀐다는 사실은 피임약이 여성의 여성적 얼굴을 가진 남성에 대한 선호를 증가시킨다는 실험을 통해서도 확인되었습니다.

한가지 재미있는 연구는, 남성과 여성의 사진에 흉터를 그려넣었을 때, 여성은 같은 남성의 사진이라도 흉터가 그려진 쪽을 조금 더 매력적으로 판단했다는 사실입니다. 이는 흉터가 남성성의 신호로 여겨졌기 때문입니다.

건강상태를 드러내는 외모 역시 중요합니다. 2009년의 한 연구는 사진에 색을 입히고 선호도를 조사했습니다. 옅은 노랑색과 분홍빛 홍조는 활력을 나타내기 때문에 더 매력적으로 여겨졌습니다.

2. 대화

두 사람의 대화에서 중요한 점은 당신이 말하는 내용만이 아니라 말하는 방법이 데이트의 성공에 큰 영향을 끼친다는 사실입니다.

“두 사람이 비슷한 ‘기능어’ 를 많이 사용할 때, 두 사람은 서로를 더 선호하게 됩니다.”

40쌍의 번개에서 두 사람의 언어를 분석한 텍사스 테크 대학의 한 연구는 그들이 사용하는 인칭대명사, 관사, 접속사와 같은 ‘기능어’가 비슷할 때 서로가 잘 맞는다고 여기는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예를 들어, 한 명은 ‘the’, ‘it’, ‘that’ 을 많이 사용할 때, 다른 한 명이 ‘I’, ‘we’를 많이 사용할 경우 이들이 잘 될 가능성은 낮았습니다. 그러나 두 사람이 모두 말을 많이 하지 않는 성격일때는 이것이 크게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스탠포드에서 이루어진 900쌍의 번개 조사 연구는 몇가지 흥미로운 점을 알려줍니다.

“기본적으로 남성은 날씬한 여성을, 여성은 키 큰 남성을 선택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런 신체적 특징을 통제한 상황에서, 이들이 사용한 언어는 그들이 서로 호감을 느끼고 있는지를 유의미하게 예측해 주었습니다.”

“한편, 한정어 – ‘말하자면, 일종의, 그런 셈, 약간 (=kind of, sort of, a little bit)’ – 는 어색한 상황에서 많이 나오며 이는 그들이 대화에 충분히 참여하지 못함을 드러냈습니다.”

또한 여성은 목소리가 크고, 상대방에게 더 잘 동감하며 때로 이야기를 가로채기도 하는 남성을 선호했으며, 남성과 여성 모두 여성을 대화의 중심으로 삼는 것을 선호했습니다.

“흥미롭게도 여성의 질문은 대화를 더 하고 싶다는 의도였던 반면, 남성은 더 할 말이 없을때 질문을 던졌습니다.”

3. 굿나잇 키스

모든 단계를 성공리에 마친 당신은 이제 불꽃을 피울 수 있는 결정적 요소인 굿나잇 키스를 앞두게 되었습니다.

“두 사람이 서로를 알아가는 각 단계는 공간적 거리를 줄여가는 과정으로도 표현할 수 있습니다. 키스는 상대방의 냄새를 맡을 수 있음을 의미합니다.”

“이 과정에도 유전자는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한 사람의 냄새와 맛은 그가 가진 유전자와 면역시스템의 영향을 받습니다.”

이 병에 대한 저항성과 체액의 향을 결정하는 유전자는 MHC 라고 불립니다. 한 실험에서 50여명의 여성은 남성이 입었던 셔츠를 평가해야 했고 이들은 서로 다른 MHC를 가진 남성을 더 매력적으로 평가했습니다. 이는 다른 면역시스템이 유전적 다양성을 늘이며 더 많은 종류의 병을 견딜 수 있기 때문으로 생각됩니다.

“물론 우리가 키스를 통해 상대방의 MHC가 얼마나 나와 다른지를 판단하는 것은 아닙니다. 키스가 즐겁게 느껴진다면 이는 상대방의 MHC 가 나와 다르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MHC 에 대한 선호는 다른 복잡한 요소들을 포함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한 연구는 피임약을 복용하는 여성의 경우 자신과 유사한 MHC를 가진 남성을 선호한다는 것을 보이기도 했습니다.

한 사람의 냄새와 맛은 그의 건강상태에도 크게 영향을 받으며 키스는 이를 확인하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몇 몇 문화권에서는 이루어지는 코를 비비는 인사도 이를 위한 것일 수 있습니다.

“코를 비빈다는 표현은 오해를 살 수 있습니다. 그들은 코를 맛대고 숨을 크게 들이쉽니다. 이는 상대방의 냄새를 맡는 행동입니다.”

그렇다면 향수는 어떨까요? 137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는 사람들은 자신의 MHC를 더 강화시키는, 곧 자신의 냄새와 유사한 향수를 선호하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물론 남녀간의 저울질은 이 외에도 수많은 요소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날 당신의 운이 충분히 좋다면, 적어도 한동안은 온라인 사이트를 돌아다니지 않아도 될겁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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