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 재생가능에너지(Renewable Energy)는 과연 좋은 투자처일까?
2014년 2월 6일  |  By:   |  과학  |  2 Comments

독일은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화를 세계에서 가장 성공적으로 이루어낸 나라입니다. 정부의 전폭적인 금융 지원에 힘입어,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운영자들은 많게는 연 20%까지 확정 수익률을 내걸며 많은 투자금을 유치하는데 성공했고, 끊이지 않는 투자행렬은 빠른 속도로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화를 이끌었습니다.

하지만, 이와 같은 투자붐이 일어난지 10여년이 흐른 지금, 투자처로서의 재생가능에너지에 대한 평가는 확연히 달라졌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시설 개발자들이 약속한 투자 수익률만큼 투자자들에게 배당이 제 때 이루어지는 경우는 거의 없었고, 원금을 손실하는 투자자의 수도 점점 늘어나고 있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그동안 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후하게 금융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독일 정부마저 얼마전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에 대한 지원을 대폭 삭감하겠다는 결정을 내려 투자자가 감당해야할 손실의 폭이 더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고, 원금 손실을 두려워한 투자자들의 탈출 러쉬가 이어질 조짐까지 포착되고 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개발업자들이 연 20%까지 이르는 확정 수익률을 내걸을 수 있었던 이유는 정부의 발전 차액지원제도(Feed in Tariff; FIT) 덕분이었습니다. 이 제도는 시장원리에 의해서 결정되는 전기 가격보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을 통한 전기 발전가액이 높을 경우 그 차액을 정부가 일정기간동안 부분적으로 보전해주는 정책이었습니다. 위험성이 높을 뿐만 아니라 현재 시장가격으로는 수익을 전혀 낼 수 없는 재생가능에너지의 보급을 인위적으로 확대하기 위해 정부가 한정된 시기 동안 개발업자들에게 지불하는 일종의 인큐베이터 비용이었던 것이죠.

이렇게 후하게 지급되는 정부의 금융지원제도에도 불구하고, 왜 재생가능에너지는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잃어버리게 되었을까요? 문제는 예상치 못한 비싼 시설 운영비, 예측치를 하회하는 전기 발전량, 그리고 과도한 자금조달 비용에 있었습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 운영자들은 기어박스나 스위치, 발전부품 등이 당초 예상보다 훨씬 빈번하게 오작동을 일으키면서 이를 교체하는데 많은 비용을 지출해야만 했습니다. 또한, 개발금융모델을 설계할 때 발전량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기후조건들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가정하여 실제 발전량이 예측치를 하회하는 현상이 빈번하게 나타났습니다. 가령, 풍력 발전의 경우 예측치보다 10%가량 실제 풍속이 줄어들 경우, 발전 용량은 30%나 감소하게 될 정도로 발전량은 기후 상황에 민감하게 반응합니다. 마지막으로, 복잡한 자금조달 과정으로 인하여 시설 초기 투자금의 15~20% 가량이 전기 발전과는 직접적으로 관련이 없는 마케팅 및 자금조달서비스비용으로 세어나갔습니다. 결국, 당초 계획된 것보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의 매출이 대폭 감소하는 반면 지출은 오히려 늘어나게 되면서 투자자들에게 되돌려줄 이윤이 대폭 축소된 것입니다.

재생가능에너지 시설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는 당분간 계속될 전망입니다. 연이은 적자에 허덕이고 있는 많은 수의 재생가능에너지 시설들이 차기년도 실적 예상치를 부풀리는 방식으로 연명하고 있는 실정이기 때문입니다. (Spiege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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