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성 탐사선 카시니의 운명
1997년 지구를 출발한 토성탐사선 카시니는 2004년 토성궤도에 도착하였습니다. 과학 임무 수행으로 예정되었던 4년을 훌쩍 넘겨 현재 10년째 토성의 자료를 수집하고 있는 카시니는 2017년 토성 대기권으로 떨어져 파괴될 때까지 과학임무를 계속 수행할 예정입니다. 그러나 미 정부의 예산 감축은 카시니의 운명을 바꾸게 될 지 모릅니다.
NASA 는 발사당시의 임무를 완수한 우주탐사선들에 대해 매 2년마다 이들을 운영하기 위한 “추가 임무” 예산을 결정합니다. 회계년도 2015년은 올해 10월 1일 시작되며, 이 예산이 공개되는 2월말에서 3월초에는 우주 탐사선들의 운명이 결정될 예정입니다.
카시니의 가장 큰 경쟁자는 화성탐사선 “큐리오시티” 입니다. 올해 740억원을 사용한 큐리어시티는 올 6월 2년간의 임무를 마치고 2015년 부터는 “추가 임무” 예산을 사용해야 합니다. 올해의 “추가 임무” 예산은 1500억원이었고 이중 630억원이 카시니 호에 사용되었습니다. 나머지 예산은 수성탐사선 “메신저” 호와 화성탐사선 “오포츄니티”, 그리고 화성을 선회하고 있는 “르코네상스”에 사용되었습니다.
“이것은 매우 어려운 선택입니다. 카시니와 큐리오시티는 모두 최상급의 우주탐사선입니다. 이들을 운영하는데는 매우 많은 예산이 필요합니다. 훨씬 더 적은 비용으로도 많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다른 우주탐사선을 생각한다면, 우리는 이 문제를 매우 주의해서 결정해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아직 가장 중요한 임무가 남아있는 큐리오시티를 NASA가 포기할 것이라고는 누구도 생각하지 않고 습니다. 여기에 대해 NASA의 행성과학부장인 제임스 그린은 우리가 둘 중 하나만을 꼭 선택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말합니다. 물론 NASA 가 다른 예산을 이들을 위해 사용할 경우, 이는 미래의 다른 임무가 다시 지연된다는 것을 의미할 겁니다.
오바마 정부는 지난 2년간 우주탐사임무의 예산을 낮추어 줄 것을 부탁해왔습니다. 물론 백악관의 우주정책고문 필립 라슨은 오바마 정부 역시 카시니와 큐리오시티를 가능한 한 오래 운영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만약 올해 카시니가 계속 운영될 수 있다면, 카시니는 토성을 매우 가까운 위치에서 지나며 토성의 중력과 자기장의 크기를 측정할 수 있을 것입니다. NASA 는 목성의 중력과 자기장의 크기를 측정하기 위한 탐사선 주노를 1조 2천억원을 들여 지난 2011년 발사한 바 있습니다.
지난 해 미 정부의 예산감축에도 불구하고 NASA 는 한해 약 5조원의,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지원을 받아왔습니다. 그러나 허블 망원경의 후임인 제임스 웹 망원경의 제작 비용이 예산을 초과하게 되자, 오바마 정부는 우주탐사 예산을 깎아줄 것을 부탁했습니다.
문제는 앞으로도 매우 큰 규모의 우주탐사계획이 잡혀 있다는 것입니다. 현재 가장 높은 우선순위를 가지고 있는 탐사계획은 목성의 위성인 유로파 탐사입니다. 유로파를 도는 우주탐사선을 날리는 비용은 5조원에 달합니다. 유로파는 얼음으로 덮여 있으며 태양계에서 지구를 제외한 장소 중 생명체가 존재할 확률이 가장 높은 곳으로 생각되고 있습니다.
미국천문학회 행성과학분과의 의장인 하이디 함멜은 NASA 는 더 어려운 시절을 겪어왔다고 이야기합니다. 1981년, 레이건 정부의 예산감축요구에 NASA 는 모든 우주계획을 멈추었고, 1989년에 이르러서야 새로운 우주계획을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이때 NASA 의 과학자들이 요구했던 네가지 우주계획 중 마지막 계획이 바로 토성의 가장 큰 위성 타이탄을 탐사하는 것이었고, 그 계획은 카시니로 이어졌었습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