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정부의 아마존 원주민 보호정책 진퇴양난
2014년 1월 8일  |  By:   |  세계  |  No Comment

브라질 북동부 마라냥(Maranhão) 주에는 아마존 열대우림 동쪽 지역이 포함돼 있습니다. 이곳에는 브라질 정부가 지정해놓은 원주민 보호구역이 있는데, 아와(Awá)족은 원주민들 가운데서도 인구 수가 빠른 속도로 줄어든 부족입니다. 10년 전 정해진 아와족 보호구역 경계선이 유명무실해졌기 때문입니다. 보호구역 안에는 외부에서 유입된 영세농민들이 자리를 잡았고, 목장주들과 벌목 업체들까지 야금야금 아와족의 삶의 터전을 침범했습니다. 아와족은 외지인들이 불러온 질병에 목숨을 잃거나, 삶의 터전을 잃어 먹을 거리 부족으로 죽어가고, 외지인과 마주쳤다가 살해당하기도 했습니다. 450명 정도밖에 남지 않은 아와족을 보호해야 한다는 여론이 브라질 국내외에서 높아졌고, 관련 청원이 잇따르자 정부는 군대와 경찰을 투입해 보호구역 안에 살고 있는 불법 정착민들을 추방하는 조치를 단행했습니다. 원주민 보호단체들은 오랜만에 개가를 올렸다며 기뻐했지만, 문제가 일단락된 건 아닙니다.

브라질 정부가 외지인들을 원주민 보호구역 밖으로 철저하게 쫓아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 사람들은 많지 않습니다. 수백만 명에 이르는 소작농들과 대규모 기업형 농장들은 정부에 끝없이 압력을 넣고 로비를 벌이고 있기 때문입니다. 이들의 요구조건은 간단합니다. 원주민 보호구역을 현실에 맞게 축소하라는 거죠. 현재 아마존 원주민들의 수는 2억 브라질 인구의 0.5% 정도인데, 원주민 보호구역은 전체 영토의 13%에 달합니다. 문화적 다양성, 자연보호 다 듣기엔 좋은 소리지만, 당장 먹고 사는 게 해결이 안 된 사람들에게는 배부른 소리일 수 있습니다. 일부 정착민들은 부족민들을 살해하거나 마을에 불을 지르는 등 정부 조치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습니다.

브라질 정부는 6월 월드컵이 열리기 전까지 이 문제를 궁극적으로 해결하지는 못하더라도, 최소한 겉보기에는 아무 문제가 없는 것처럼 봉합하고 싶을 겁니다. 하지만 양측의 입장이 워낙 팽팽하고, 이 문제가 애초에 절충점을 찾기가 쉽지 않은 문제라, 이도저도 확실히 하기 어려운 상황이 지속될 것으로 보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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