쇼팽이 아끼던 피아노 브랜드의 고전
2013년 12월 13일  |  By:   |  세계  |  1 comment

쇼팽은 플라이엘(Pleyel)이 만든 피아노를 가장 아꼈습니다. 장인 정신으로 빚어낸 플라이엘의 수제 피아노 고객명단에는 쇼팽 뿐 아니라 리스트, 스트라빈스키 등 시대를 풍미한 작곡가와 피아니스트들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유럽의 수제 피아노 업체들은 중국산에 밀려 사실상 고사 상태가 된 지 오랩니다. 20세기 초반에 유럽에 존재하던 피아노 제작 회사들 3백여 업체 가운데 현재까지 남아 있는 곳은 9개에 불과합니다. 플라이엘도 올해를 끝으로 마지막 남은 작업장을 닫기로 결정했습니다.

보통 제작에 최소 500 시간에서 1,500 시간이 걸리는 수제 피아노의 값은 10만 유로 (1억 5천만 원) 내외입니다. 중국 공장에서 대량생산으로 찍어낸 피아노 가격이 보통 대당 2천 유로 (3백만 원) 내외, 깊은 울림은 전혀 없지만 소비자 성향에 따라 피아노와 비슷한 효용을 주는 전자 키보드 가격이 100 유로인 것도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어마어마한 가격 차이 탓에 고사 지경에 이른 게 이상하지 않습니다. 지난해 생산된 피아노 50만 여대 가운데 80%가 중국에서 생산됐는데, 저렴한 가격을 무기로 점유율을 장악한 중국 업체들은 유럽의 장인 기술자들을 영입하거나 스타인웨이 & 손스 등 유명 피아노 브랜드들과 제휴를 맺고 고급 피아노 시장에도 진출하기 시작했습니다.

수제 피아노의 고사를 안타까워하는 애호가들도 많지만, 창의적인 방법으로 활로를 모색하는 회사들도 있습니다. 지난 8월 한 사모펀드에 인수된 스타인웨이는 중동의 갑부들에게 피아노 레슨을 제공하며 판로를 개척해 높은 호응을 이끌어내기도 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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