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는 어떻게 이란에 핵을 안겨주었나
2013년 11월 22일  |  By:   |  세계  |  3 Comments

-이스라엘의 영어 매체 Haaretz의 선임 칼럼니스트 Ari Shavit의 기고문입니다.

미국과 이란 간 2차 핵 협상이 시작되었지만, 문제의 협상문이 서명으로 이어져도 이는 이란의 승리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서구의 경제 제재는 완화되면서도, 핵 프로그램을 그대로 유지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협상이 이란의 핵무기 개발을 조금 늦추는 역할을 할 수는 있어도, 이란이 결국 선을 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습니다. 왜 서구는 이런 사태를 막지 못했을까요? 오바마 대통령에게 모든 책임을 지우는 것은 불공평합니다. 꼬인 상황을 전임자로부터 물려받았을 뿐이니까요.

911 테러 후 부시 대통령 지휘하에 미국은 반격을 결심합니다. 부시 대통령이 고른 목표는 아프간과 이라크였죠. 아프간은 실수라고 쳐도 이해할 만한 실수입니다. 실제로 알카에다를 지원한 탈레반의 근거지였으니까요. 반면 이라크는 이해할 수 없는 실수였습니다. 911 테러리스트와 사담 후세인 간의 연결 고리는 없었으니까요. 10년 전 부시가 이라크를 군사 공격하는 대신, 이란을 상대로 외교 공세를 펼쳤다면 지금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위상은 크게 달라졌을 겁니다. 이란 대신 이라크를 선택했던 결과, 이란의 핵 보유를 막지 못하는 치명적인 결과가 나타나게 된 것입니다. 이란은 10년 전보다 강해졌고, 미국은 10년간 쓸데없는 전쟁에 경제력과 군사력은 물론 의지와 동력을 몽땅 쏟아부었기 때문에 이란을 제재한다고 해도 그 효과는 10년 전 보다 떨어질 수밖에 없습니다. 미국이 당시 러시아와 EU, 수니 아랍 국가, 이스라엘과 손을 잡고 이란에 외교 공세를 펼쳤다면, 이란 핵 문제도 2003년 리비아의 경우처럼 해결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집권 당시 여러 번의 기회가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공화당은 번번이 그 기회를 잡지 않았죠.

물론 오바마 대통령의 잘못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닙니다. 백악관 입성 초기, 쓸데없는 유화 정책과 효과적이지 못한 제재로 시간을 낭비했습니다. 2011년 공격적인 자세로 정책을 바꾸었을 때는 시기도 늦었고, 정도도 충분하지 못했죠. 이란의 “중도파 지도자”라는 것은 환상에 불과합니다. 지금이라도 미국은 어설픈 임시 협상문 대신, 이란의 모든 원심분리기 가동 중단을 요구해야 할 것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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