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년 보장 받은 교수가 더 못 가르친다
우리는 대학에서 정년을 보장 받은 (tenured) 교수에 대한 전형적인 이미지를 가지고 있습니다: 훌륭학 학자, 못 가르치는 교수. 잘 가르친다고 대학에서 정년을 보장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이미지는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의 이미지를 지나치게 단순화한 것일 수도 있지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이는 어느 정도 사실입니다. 최근 세 명의 경제학자들은 노스웨스턴 대학(Northwestern University) 학생들을 대상으로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와 그렇지 않은 교수들의 수업이 학생의 배움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연구 논문을 발표했습니다. 이들은 정년을 보장 받지 않은 교수가 대학 신입생을 가르칠 때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보다 더 낫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이전의 연구들은 대학이 시간 강사나 정년을 보장 하지 않는 겸임 교수들을 고용해서 가르치게 함으로써 학생들이 졸업하는 비율을 낮춘다고 주장했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발표된 연구는 학생들의 실제적인 배움 (“genuine student learning”)에 교수의 위치가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폈습니다. 학생들이 실제로 어떻게 배우는가를 측정하는 것은 무척 까다로운 일입니다. 연구진은 노스웨스턴 대학에 2001년과 2008년 사이에 입학한 대학 신입생들의 성적표를 확보해 분석했습니다. 먼저, 연구자들은 신입생들이 첫 학기에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로부터 수업을 듣는 것이 나중에 그 분야의 수업을 더 듣게 하는지를 분석했습니다. 예를 들어 대학 신입생이 경제원론이나 정치학원론을 1학년 1학기에 듣는다면 그 다음 학기들에 경제학이나 정치학 수업을 더 많이 듣는지를 확인하는 작업이었습니다. 두 번째로, 연구진들이 학생들이 첫 학기에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로부터 기초 수업을 듣고 그 다음 학기에 관련 분야의 고급 수업을 들을 경우 성적을 더 잘 받는지를 분석했습니다.
결과는 모두 “아니다” 였습니다. 학생들의 성이나 인종등 특징을 통제한 뒤 결과를 분석한 결과 1학년 때 정년을 보장 받지 않은 교수로부터 수업을 들을 학생들이 관련 분야의 다른 수업을 찾아서 들을 확률이 7%나 높았습니다. 또 이들은 관련 분야의 수업에서 더 높은 성적을 받았습니다. 대학 입학 당시 SAT 성적이 낮았던 학생일수록 정년을 보장 받지 않은 교수로부터 1학년 1학기에 수업을 들은 경우 그 다음학기 수업들에서 성적이 올라가는 정도가 높았습니다. 이러한 경향은 성적을 매기는 기준이나 과목에 상관없이 나타났습니다. 물론 이 결과를 주의 깊게 해석할 필요가 있습니다. 우선 저자들이 밝히고 있듯이 이는 신입생들만을 대상으로 한 연구입니다. 정년을 보장 받은 교수는 자신의 전공 분야와 전문성을 살려서 고학년 수업을 더 잘 가르칠 지 모릅니다. 또 연구 대상이 된 노스웨스턴 대학은 명문 대학으로 정년을 보장 받지 않은 강사들도 매우 높은 수준을 자랑합니다. 이러한 결과는 평범한 주립대학의 경우는 성립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또 지난 20년간 겸임 교수(adjunct professor)의 비율이 미국의 대학에서 크게 증가했습니다. 그 어느때보다 대학들은 학생들을 가르치는데 시간 강사나 외래교수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즉, 학생들을 가르치는것 때문에 돈을 받은 교수들이 더 잘 가르치는 것은 놀랍지 않습니다.
한 가지 밝히자면 저는 2008년에 노스웨스턴을 졸업했습니다. 그 말은 제 성적표도 이번 연구에 쓰였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The Atlanti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