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과 생태계의 건강에 악영향을 미치는 빛 공해와 그 대책
프랑스 시민들은 지난달부터 적용되고 있는 조명 사용에 대한 새로운 법령으로 인하여 더 어두운 밤을 보내고 있습니다. 빛 공해 문제를 완화하려는 목적으로 프랑스 정부가 새벽 1시부터 7시 사이 상점들의 조명 사용을 일체 금지하고, 근무자가 퇴근한 사무실은 한시간 이내로 소등시켜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적용했기 때문입니다.
이러한 프랑스의 새 정책은 두 가지 목적을 가지고 있습니다. 첫째는 조명에 사용되는 전기를 절약하여 탄소 배출을 연간 250,000 톤 줄이는 것이고, 둘째는 빛 공해라고 불리는 야간환경에 대한 인공조명의 부정적 영향을 완화시키는 것입니다.
빛공해의 생태학적 영향에 대해 연구하는 연구진들은 밤사이 사용되는 인공조명이 낮과 밤에 의해 구분되는 밝음과 어두움의 자연적인 변화 패턴을 교란시켜, 이 자연적 명암변화에 의존하는 생태계 또한 교란될 수 있다고 경고 합니다. 짝짓기, 이동, 먹이, 수분 등의 패턴이 야간의 인공조명으로 인하여 갑작스럽게 변화하게 되고, 이 급격한 변화에 적응할 충분한 시간이 생태계에 주어지지 않고 있다는 것이죠.
실례로, 케리비안해의 토바고(Tobago)섬에 서식하는 장수거북은 인공조명으로 인하여 그 개체수가 꾸준히 줄어들고 있습니다. 바다에 비치는 별빛이나 달빛을 쫓아가도록 진화해온 장수거북의 새끼들이 지금은 호텔이나 가로등 불빛을 쫓아가게 되면서 수분부족으로 말라죽거나, 천적에게 잡혀먹히거나, 혹은 자동차에 깔려 죽는 경우가 많이 생기기 때문입니다. 이 뿐만 아니라, 밝은 불빛을 향해 날아가는 습성이 있는 철새들도 밤사이 인공구조물에 부착되어 있는 불빛을 향해 날다 건물과 충돌하여 목숨을 잃는 일이 많다고 합니다.
하버드 의과대학교 스티븐 락클리(Steven Lockley) 교수는 인간도 빛 공해의 문제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고 얘기합니다. 그는 계속되는 연구결과가 야간의 인공조명이 인간의 수면을 방해하고, 생물학적 주기를 교란시키는 것을 입증하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그 이유는 LED와 같은 조명에 많이 사용되는 푸른 파장의 빛이 새벽녘 동이 틀때 하늘의 빛과 유사하여 한밤중인데도 불구하고 인간의 뇌로하여금 지금은 아침이라고 착각토록 만들기 때문입니다. 이 교란된 생체리듬은 비만, 당뇨, 그리고 심혈관 질환의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러한 빛공해 문제에 대한 대책으로, 서두에서 밝힌 바와 같이, 조명사용에 대한 새로운 법령(Model Lighting Ordinance) 도입이 논의되고 있습니다. 도시의 용도지역제(Zoning Ordinance) 법령처럼, 야간에 사용가능한 빛의 허용량을 각 구역의 특질에 따라 달리하고, 개개의 구역에 사용되는 조명의 종류와 방식을 제한하는 것입니다.
응용생태학 학술지(Journal of Applied Ecology)에서는 실생활에서 비교적 쉽게 실천가능한 빛 공해 방지 수단을 제안하기도 합니다. 푸른 파장의 빛이 많이 포함되어 있는 LED 조명사용을 지양한다거나, 야간에 사용가능한 조명시간을 제한하는 것, 혹은 빛 가리개를 통하여 조명이 필요없는 곳까지 빛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 등이 그 예입니다.
하지만 이러한 빛공해 대책들이, 밝은 곳이 어두운 곳보다 더 안전하다는 생각을 전제로 하여, 야간의 안전에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습니다. 빛공해 대책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야간의 조도와 안전과의 상관관계는 아직 구체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면서 반대 단체들의 주장을 반박하고 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