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마약거래 싸이트 ‘실크로드’의 ‘해적 로버츠’와의 인터뷰
2013년 8월 20일  |  By:   |  IT, 경영  |  3 Comments

“악명높은 해적 로버츠”(Dread Pirate Roberts) 에게는 통화, 스카이프는 커녕 메시지조차 바로 보낼 수 없었습니다. 8달 동안 연락을 주고 받는 동안 직접 만나자고 했다가 바로 거절 당했고, 이름과 국적을 물어봤다가 한달넘게 연락이 끊겼습니다. 로버츠와의 연락은 그의 웹싸이트 실크로드(Silk Road) 를 통해서만 이루어졌습니다. 실크로드에 접속하려면 IP를 우회하여 익명을 보호하는 웹브라우져 토르(Tor)를 이용해야합니다. 반군의 리더를 만나기 위해 안대를 쓰고 긴 터널을 지나는 것처럼 토르도 전세계 컴퓨터 중계서버를 여러번 거쳐 어디인지 모르는 곳으로 기자를 끌고 갑니다. “전세계 정부의 최고위 사람들이 저를 찾고 있어요. 어떤 위험도 감수할 수가 없어요.”

실크로드는 히로인, 메타암페타민, 크랙(마약 종류), 코카인, LSD, 엑스터시에서 마리화나까지 온갖 마약을 거래할 수 있는 장터입니다.(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마약 거래의 eBay 같은 이 곳에서는 토르 브라우져를 다운받은 유져가 디지털화폐 비트코인을 지불하고 미 우편 시스템을 통해 상품을 받습니다. 카네기멜론의 니콜라스 크리스틴은 매출이 2012년 초 월 120만 달러 정도 됐을 것이라 추측합니다. 포브스는 연 매출을 3천만 ~ 4500만 달러로 보고 있습니다. 실크로드는 거래액의 10% 를 수수료로 청구하고 비트코인으로 받는데 비트 코인 가치가 200배 넘게 뛴 것을 고려해보면 로버츠는 이미 수백만 달러를 벌었을 겁니다.

어둠속에 숨어있던 로버츠가 포브스와의 인터뷰에 응한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새로 런칭한 아틀란티스(Atlantis) 등의 경쟁자가 적극적인 마케팅을 통해 그의 시장을 가져가고 있기 때문이죠. “여태까지 실크로드는 입소문을 통해서만 알려졌지만 2년반이 지난 지금, 어차피 규제자들도 다알아 별 의미가 없어졌어요.” 로버츠는 무정부주의자적인 정치적 견해를 전달하는 데도 적극적입니다. “마약이 중요한게 아닙니다. 우리는 정부에 복종하기를 거부하고 자유로운 인간의 권리를 찾아가고 있는 거고, 실크로드는 그 메세지를 전달하는 매체입니다.” 적어도 실크로드는 토르 브라우저 상 다른 인터넷 암시장과 달리 아동포르노, 훔친 물건과 무기 거래 등 로버츠가 “누군가에게 해를 끼친다”고 정의하는 서비스는 금지합니다. 그러나 급격한 자유주의 혁명을 주창하며 쥴리안 아산지를 떠올리게 하는 로버츠는 철학적일 지 몰라도 경쟁자들은 실크로드의 마약 거래량을 가져가는 것만이 목표입니다. 아틀란티스는 새 도시로 이사한 ‘찰리’가 인터넷 마약거래처를 발견하고 행복해지는 유튜브 광고를 올렸을 정도입니다. 며칠후 없어졌지만 그사이 10만건 넘는 조회수를 기록했습니다. 지난 4월 실크로드가 대규모 사이버공격을 받았을 때 고객들이 아틀란티스로 옮겨갔고, 로버츠는 그들의 마케팅 전략을 도입했습니다.

한편 로버츠는 비트코인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 인정하기를 서슴지 않았습니다. 실제 로버츠는 실크로드의 창업자가 아니라 초기단계에서 비트코인을 웹싸이트와 연동하고 보안을 강화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한 후 사업의 주도적역할을 맞게 되었다고 합니다. 비트코인 의존도가 높은 만큼, 이 화폐의 변동성이 큰 건 중요한 사업 리스크입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기사)

로버츠에게 그가 CEO인지 오너인지 문자 그는 그저 “신뢰의 중심”을 지키는 역할이라 대답했습니다. 실크로드는 이베이나 AirBnB 처럼 판매자 평가나 에스크로우 등의 장치로 믿고 거래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습니다. “그의 말대로 실크로드의 비지니스 모델은 마약이 아니라 “안전한 거래” 를 상품화한 겁니다.” 니콜라스 크리스틴의 평입니다. (Forb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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