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은 돈 벌면 안 된다는 NCAA의 주장은 타당한가
미국대학경기협회 NCAA(National Collegiate Athletic Association)는 프로 스포츠 스타를 꿈꾸는 수많은 선수들이 거스를 수 없는 강력한 제도입니다. 미식축구, 농구 등 주요종목의 프로구단 대부분이 NCAA에 속한 대학들에서 선수를 스카웃하는데, 대학 선수들은 장학금과 학비는 지원 받지만 연봉을 비롯한 급여를 받지 못하고 뛰어야 하기 때문입니다. NCAA와 대학들은 선수들 덕에 벌어들인 경기 중계권료와 상품 판매 수익을 비인기종목 선수들의 장학금 등으로 씁니다.
종목마다 차이가 있고 선수들마다 개인차도 있겠지만, 20대 초반이면 대개 체력과 경기력이 이미 정점에 올라선 경우가 많습니다. 몸이 재산인 스포츠 선수들에게 거액을 벌어들일 수 있는 시기에 “돈을 버는 프로페셔널이기 이전에 학생”이라는 신분 규정은 지나친 족쇄로 느껴질 수도 있습니다. UCLA 출신 농구스타 오바논(Ed O’Bannon)을 비롯한 프로선수들이 주축이 되어 NCAA를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고소했습니다. 지난 19일 열린 공판에는 현역 대학 미식축구 선수 6명이 원고 측에서 증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협회 측이 거둬들인 수익은 지난해의 경우 8억 7,200만 달러(9,700억 원), 각 대학들이 경기장 안팎에서 거둔 수익의 합은 무려 114억 달러(12조 7천억 원)나 됩니다. 당장 향후 14년간 NCAA 중계권료 협상의 타결금액만 해도 108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됩니다. 하지만 대학들은 엄청난 돈을 벌어들이는 만큼 프로구단 못지 않은 지원을 해왔습니다. 여전히 스포츠에 대한 지원은 학교 입장에서 적자를 감수하고 하는 일이라는 인식이 깔려 있습니다. 대학들의 수입이 늘어난 건 지난 1984년 대학들이 NCAA가 중계권료 협상과정에서 담합을 주도하고 있다며 낸 소송에서 승리한 뒤의 일입니다. 대학 감독과 코치, 팀 스태프들의 연봉은 상당히 높은 수준까지 올랐지만, 선수들은 여전히 “아마추어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기 때문에 돈을 벌어서는 안 된다”는 규정에 묶여 있는 셈입니다.
NCAA와 대학들의 주장이 설득력이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메이저리그에 FA 제도가 도입된 게 1970년대입니다. 비슷한 시기 올림픽은 점점 아마추어리즘에 대한 집착을 버리기 시작했습니다. 미국에서 완전한 아마추어 스포츠라고 부를 수 있는 건 이제 레슬링과 복싱 정도밖에 없습니다. “선수이기 이전에 학생”이라지만, 드래프트를 통해 프로구단의 선택을 받는 게 목적인 선수들에게 학생이라면 꼭 받아야 하는 학위는 관심 밖의 일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