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산의 고통에 대한 새로운 가설
출산은 힘들고 어려운 과정입니다. 아기가 빠져나오는 골반사이의 공간은 아기의 머리크기와 거의 비슷합니다. 골반 뼈는 출산 과정에서 임시적으로 늘어나며, 아기의 두개골은 겹쳐져 전체 부피를 줄입니다. 인간의 출산은 다른 동물들에 비해 훨씬 더 큰 위험을 가지고 있습니다.
출산 과정의 또 다른 궁금점은 인간의 아기가 다른 동물들에 비해 더욱 연약하고 도움을 필요로 하는 상태로 태어난다는 것입니다. 침팬지의 경우 아기의 두뇌는 성인의 40%의 크기이지만 인간 아기의 두뇌는 성인의 30%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금까지 이 문제는 ‘직립보행 가설’에 의해 설명되어 왔습니다. 이 가설에 따르면, 남자처럼 날씬한 골반은 더 효율적인 직립보행 및 달리기를 가능하게 합니다. 또 진화과정에서 인간의 두뇌는 커졌고, 따라서 큰 머리를 가진 아기를 낳기 위해서는 더 넓은 골반을 가져야 합니다. 현재의 빠듯한 골반 크기는 이 두 과정 사이의 절충안이 됩니다. 또한, 이렇게 결정된 작은 골반에서 빠져나오기 위해 아기는 더 연약한 상태에서, 곧 더 일찍 출산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로드 아일랜드 대학의 홀리 던스워쓰는 이 가설에 의문을 품었습니다. 영장류에 대한 연구는 인간의 임신기간이 다른 종에 비해 짧지 않다는 것을 말해 줍니다. 또 그들은 러닝머신을 이용해 남녀의 달리기 능력과 산소소비를 측정했고, 골반의 크기가 직립보행의 효율과 무관하다는 것을 보였습니다.
지난 9월 발표된 논문에서 그녀는 임신기간은 산모의 대사율에 의해 결정된다고 주장했습니다. 산모의 대사율은 일반인의 두배에 가깝습니다. 그리고 대사율이 일반인의 2.1배가 되었을 때 산모는 아기를 낳게 됩니다.
“인간과 모든 태반포유류에서 태아의 에너지 요구량이 산모의 능력을 벗어나게 되는 시점에서 출산은 이루어 집니다. 골반의 크기와는 무관합니다.”
던스워쓰의 이론에 의하면, 인간의 진화과정에서 골반은 꾸준히 넓어졌습니다. 그러나 에너지 가설에 의해 결정된 출산시기에 아기의 두뇌가 빠져나올 수 있을 정도 만큼만 넓어졌습니다.
“어쩌면 출산의 고통은 충분한 영양이 공급되기 시작한 최근의 일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오늘날 작은 골반에 대한 자연의 선택압은 사라졌기 때문에 출산의 고통은 앞으로도 계속 인간의 특징으로 남을 것입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