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분석] 아베의 경제 성장 전략, 과거 전략들의 데자부
2013년 6월 14일  |  By:   |  Economy / Business  |  No Comment

의료기록 디지털화. 특별 경제구역. 구조 조정.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경제성장 전략의 핵심 아이디어들입니다. 모두 과거 총리들이 추구했던 전략들의 재탕이라는 불평 섞인 평가가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는 실제로 그렇습니다. 이번주 안으로 승인을 받을 아베 총리의 새 전략들 가운데는 과거 정권에서 추진했던 아이디어들을 빌려온 것들이 많고, 따라서 경제학자들과 투자자들은 과거 정부에서 그랬던 것처럼 성장 전략이 별 효과없이 끝날까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가 추진한 경제성장 전략의 두 축인 팽창적 통화정책과 재정 정책을 통한 경기 부양책은 초기에 투자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며 6개월 안에 주가가 80% 가까이 오르는 효과를 보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경제 성장을 위한 세 번째 전략을 발표하자 이러한 기대감은 줄어들면서 최근에는 니케이지수가 꾸준히 하락하고 있습니다.

몇몇 투자가들은 아베의 전략이 과거 총리들이나 아베 총리 자신이 2006, 2007년에 추진했던 전략과 크게 다르지 않은 것에 대해 우려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는  2007년에 일본의 의료 데이터를 디지털화하는 정책을 실시했습니다. 하지만 정책이 실시된 지 얼마되지 않아 의사들은 자료를 디지털화하는 일에 불만을 표시하기 시작했고, 디지털 기기에 익숙하지 않은 나이든 의사들이 운영하는 병원들은 디지털화를 하지 않아도 된다는 예외조건이 생겨났습니다. 이번에 추진하는 의료 정보 디지털화가 얼마나 큰 규모로 진행될지 혹은 얼마나 많은 새로운 사업을 창출할지는 미지수입니다. 특별 경제구역도 마찬가지입니다. 아베 총리는 외국 투자자들을 유치하기 위해서 국가의 규제를 덜 받는 경제구역을 신설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아베 총리의 멘토인 고이즈미 총리도 2000년대 초반에 비슷한 시도를 했었습니다. 고이즈미의 전략은 무려 1천여 개의 특별 경제구역 신설을 가져왔었습니다. 현재 야당인 민주당 역시 3년의 집권기간 동안 비슷한 특별 경제구역 정책을 실시했었지만 특별 경제구역 신설이 경제 성장에 미친 영향은 미미합니다.

일본 총리들의 경제 성장전략에 대한 강박에 가까운 관심은 1960년대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당시 이케다 총리는 세금을 낮추고 국가 기간시설에 투자를 해서 1960년대 말까지 국민소득을 두 배로 높이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이를 만족시키기 위해서는 연 평균 경제성장률이 7.8%가 되어야 했는데 당시 일본 경제는 기대치보다 높은 연 10% 경제 성장률을 달성했습니다. 이케다 총리의 성장 전략을 지켜본 차기 총리들은 다양한 성장 전략을 잇따라 채택했는데, 이후 도입된 정책들은 항상 실망스러운 성과를 보였습니다. 일본 경제가 성장함에 따라 경제성장 속도는 더디고 따라서 성장보다는 구조적 개혁으로 정책의 우선순위를 옮기는 것이 일본 경제를 되살리는데 더 적합한 방향일 것입니다. 하지만 구조개혁을 적극적으로 추진했던 고이즈미 총리도 많은 반대에 부딪히면서 성공하지 못했습니다. 아베 총리가 추진하는 개혁들도 벌써 자민당 내에서 비판을 받고 있습니다. 몇몇 의원들은 처방전 없이 구입할 수 있는 약품을 인터넷에 판매할 수 있도록 허용한 아베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습니다. 일본에서 강력한 이익집단인 동네 약국들의 목소리가 의원들을 통해 반영된 것입니다. 다가올 선거를 의식해 일본 정부는 벌써 24가지 이상의 가장 잘 팔리는 약은 인터넷에서 판매하지 못한다는 규정을 세워둔 상태입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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