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컵 1년 앞으로, 리우데자네이루의 “범죄도시” 오명 탈출기
2013년 6월 12일  |  By:   |  세계, 스포츠  |  1 comment

‘정말 안전할까?’

브라질에서 두 번째로 큰 도시이자 카니발과 아름다운 해변의 도시, 동시에 축구의 성지이기도 한 리우데자네이루로 1년 뒤 월드컵 응원을 갈 계획을 세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 번쯤 떠올릴 수밖에 없는 질문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북쪽의 끝없는 빈민가 파벨라(favela)에서는 그리 멀지 않은 곳에서 총소리가 들려도 길을 가던 사람들은 눈 하나 깜빡하지 않고 가던 길을 갑니다. 총과 마약, 갱들의 폭력이 일상화된, 경찰을 비롯한 공권력이 발조차 들여놓을 수 없는 곳 파벨라에 사는 인구는 150만여 명.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는 대회의 성공적인 개최는 불가능해 보입니다.

브라질 정부는 월드컵 개최가 결정된 이듬해인 2008년부터 대대적인 “평화 재건책(pacification)”을 펴기 시작했습니다. 작전은 간단하지만 굉장히 대담합니다. 우선 목표로 한 빈민가 구역을 중무장 한 경찰특공대(BOPE, Batalhão de Operações Policiais Especiais)가 샅샅이 수색합니다. 헬기는 물론이고 군의 지원까지 받아가며 경찰특공대는 갱들을 몰아내고 마약과 총기를 수거한 뒤 다음 목표구역으로 이동합니다. 해당 지역에는 경찰서와 병원을 비롯한 공공시설이 들어서 질서를 구축해 나갑니다. 범죄조직들이 오랫동안 장악해 오며 주민들 사이에 사실상 완벽하게 스며들어 있기 때문에 샅샅이 수색하는 일이 쉽지는 않습니다. 애꿎은 주민들의 집이 수색을 당하는 과정에서 파괴되기 일쑤입니다. 마약거래가 실제로 활발히 일어나는 부유층 주거지 일대에서는 경찰이 헬기를 동원한 작전을 펴지 않는다는 불만도 제기됩니다.

하지만 총기사고를 비롯한 범죄율은 눈에 띄게 줄었습니다. 유명한 코파카바나 해변에서는 지난해 단 한 건도 총격이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불과 3년 전인 2009년만 해도 769건의 사고가 일어났던 곳입니다. 도시 전체의 살인율은 10년 새 절반으로 줄었고, 가장 큰 범죄조직인 붉은 사령부(Red Command)의 본거지로 알려진 알레망(Alemão) 구역에서는 하루 평균 총소리가 고작 일곱 번밖에 들리지 않습니다. 2009년에는 매일 150번 정도 총소리를 들어야 했던 곳입니다. 경찰들에게 제대로 된 인센티브를 제공한 것도 효과를 거뒀다는 평입니다. 과거에는 경찰들이 갱들을 살해한 숫자만큼 보너슬 받았습니다. 자연히 별거 아닌 일에도 경찰과 갱들이 목숨을 내놓고 총을 겨눌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경찰들은 이제 6개월에 한 번씩 범죄율이 낮아지면 보너스를 받습니다.

평화 재건책의 한계를 지적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습니다. 적잖은 이들이 2016년 올림픽까지 치르고 나면 다시 예전처럼 갱과 마약의 무법지대로 전락할 거라는 삐딱한 시선을 거두지 못하고 있습니다. 갱들과 총격전, 마약은 일단 자취를 감춘 듯 보이지만 뒤이어 정착되어야 할 보건, 교육, 도시개발 정책의 성과가 더딘 것도 사실입니다. 리우데자네이루 시장을 비롯한 정부 관계자들은 월드컵을 계기로 범죄도시라는 오명을 반드시 씻겠다고 말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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