캐나다 국영방송 CBC 라디오 광고 허용을 둘러싼 논란
캐나다 국영방송 CBC(Canadian Broadcasting Corporation) TV 방송에는 영국이나 호주, 그리고 우리나라(KBS 1 채널)와 달리 상업 광고가 나옵니다. 하지만 CBC 라디오는 지난 1975년부터 상업 광고 없이 운영돼 왔고, 이는 CBC 라디오가 탄탄한 청취자 층을 확보하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한 요인이었습니다. 하지만 지난달 28일 캐나다 방송통신위원회는 4개 라디오 채널 가운데 2개에 상업 광고를 허용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하기 위한 결정이라는 공식적인 설명과 달리 위원회의 펜테폰타스(Tom Pentefountas) 부위원장부터 이번 결정은 “미친 짓”이라고 강하게 비판하는 등 공영방송의 상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습니다.
CBC도 다른 나라 공영방송들처럼 넉넉치 못한 살림살이에 고민이 깊습니다. 이미 프로그램 판매를 비롯한 수익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는 CBC는 지난해 정부가 연간보조금을 2015년까지 약 500억 원 줄이겠다고 발표하자 즉각 인력감축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습니다. 지난 2009년 실시한 공영방송 수신료 조사결과를 보더라도 CBC는 18개 조사대상국 가운데 뉴질랜드, 미국 다음으로 지원을 적게 받았습니다. 이미 1990년대 자유당 정부 시절 CBC의 예산은 크게 삭감된 적이 있고, 아예 CBC의 민영화를 내걸었던 보수당(전신 개혁당, Reform Party)이 2006년 집권한 뒤로 상업 광고 허용은 예견된 수순이기도 했습니다. 광고를 하게 되면 당장은 수입이 늘어나겠지만, 장기적으로 시청자, 청취자들의 신뢰를 잃는다는 건 공영방송 CBC에 돌이킬 수 없는 손실을 가져올 수도 있습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