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류 정치의 틀로 설명할 수 없는 영국의 보리스 세대
2013년 6월 7일  |  By:   |  세계  |  1 comment

“서른 전에 진보가 아니면 심장이 없는 사람이고 서른 후에 보수가 아니면 머리가 없는 사람이다.” 윈스턴 처칠을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의견입니다. 하지만 오늘날 영국의 젊은이들은 이전의 어떤 세대와도 다른 ‘진보성’을 보이고 있습니다. 이들은 국가의 일차적인 존재 이유가 개인의 자유를 보장하기 위해서라고 믿으면서, 복지를 요구하는 대신 양성평등이나 동성애자 권리와 같은 문제를 더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종교에 대한 소속감은 낮고 정당이나 노조에 가입하는 비율도 떨어졌습니다. 무엇을 소비하고 어떤 라이프스타일을 택하느냐를 통해 자신을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야 한다고 믿으며, 사회문화적인 다양성을 존중합니다. 술이나 마약, 섹스, 비전통적인 가족 형태, 안락사에 관대하며, 이민자를 좋아하지 않지만 기성세대 만큼은 아닙니다. 낮은 세금과 제한적인 복지를 지지하고 개인의 책임을 중시하며, 사회 문제를 국가의 책임보다는 개인의 책임으로 보는 경향이 큽니다. 실제로 복지국가를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영국인의 수는 연령대가 낮아질 수록 줄어들고 있습니다. 환경에 관심이 많으면서도 민영화에 대한 거부감은 덜하고, 담배갑 규제에는 반대하며, 대형 할인 마트 테스코(Tesco)의 성공은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제공했으므로 당연하다는 것입니다. 정치에 대한 무관심도 두드러집니다. 2010년 선거 때 청년층의 투표율은 전체 투표율 65%보다 훨씬 낮은 44%에 불과했습니다.

젊은이들이 이와 같은 생각을 갖게 된데는 영국의 교육 시스템과 시대적인 배경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높은 대학 진학율로 사회적 리버럴리즘의 세례를 받은 경우가 많고, 경기 불황과 정부 예산 삭감, 높은 청년 실업률의 시대에 성장기를 보낸 탓에 개인주의적인 면모가 강하고 타인을 경쟁상대로 보는 경향이 크다는 것입니다. 이처럼 영국의 젊은이들이 전 세대, 또 다른 나라의 같은 세대와는 다른 면모를 드러내고 있지만, 영국 주류 정치계는 여전히 경제적 자유를 중시하는 보수와 사회적 자유에 무게를 두는 진보로 좌우를 구분하고 있어 이들 새로운 세대를 온전히 포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리버테리언(libertarian) 사상에 대한 급증하는 관심이 이와 같은 현실을 반영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젊은이들에게 좋아하는 정치인이 있냐는 질문을 던지면, 침묵 끝에 그나마 등장하는 이름이 하나 있습니다. 바로 런던의 괴짜 시장으로 알려진 보리스 존슨(Boris Johnson)입니다. 경제적 리버럴리즘과 사회적 리버럴리즘을 넘나들며 보수당의 이미지를 초월해버린 보리스 존슨 시장이 2020년 선거에 기대를 걸 수 있는 이유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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