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물 유전자 분석, 아프리카의 기아 해결에 획기적인 전기가 될까?
2013년 6월 3일  |  By:   |  세계  |  1 comment

아프리카 어린이들의 30%는 먹을 것을 제대로 먹지 못해 발육이 뒤쳐집니다. 이로 인한 사회적 비용은 연간 143조 원으로 추정됩니다. 미국의 제과회사 마르스(Mars)의 농업기술 총책임자이자 괴짜 과학자로 알려진 샤피로(Howard-Yana Shapiro)는 작물의 유전자 정보를 무료로 공개해 작황을 획기적으로 늘릴 수 있는 토대를 제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하고 있습니다. 샤피로가 주목한 작물들은 몬산토와 같은 대형 회사들이 대규모로 경작하기에는 수익성이 높지 않아 거들떠보지 않는 이른바 “고아 작물(orphan crop)”들입니다. 참마라고도 불리는 얌(yam), 수수의 일종인 손가락조(finger millet), 열대 작물 카사바(cassava), 고구마 등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이 작물들은 아프리카의 2억 5천만 소규모 자영농의 주 작물이고 수입원이자, 아프리카 사람들의 주 영양 공급원이기도 합니다.

샤피로는 100여 가지 작물의 유전자 정보를 분석해 공개하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먹을거리 안전 문제로 논란이 많은 유전자 조작(genetic modification) 대신 중요 정보를 집어내는 유전자 표지(genetic marking)만으로도 획기적인 개선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미 초콜릿의 원료가 되는 카카오의 경우 유전자 지도가 무료로 공개됐고, 접붙이기(grafting)를 통해 곰팡이균에 덜 감염되는 튼튼한 카카오나무를 키우는 데 성공했습니다. 이 카카오나무는 기존의 나무들보다 수확량이 최대 네 배 더 많을 것으로 기대됩니다. 농부들은 공개된 정보를 활용해 특허를 출원하지 않는 이상 얼마든지 경작에 참고하고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고아 작물의 유전자 분석과 공개작업에 대한 투자는 어느덧 4천만 달러에 이르렀습니다. 수많은 농부들이 너도나도 한 가지 작물의 경작에 쏠리면 공급이 왜곡돼 가격이 통제되지 않아 또다른 부익부 빈익빈을 낳을 수도 있고, 작물의 유전적 다양성이 훼손되면서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유전자 조작의 토대를 제공해줄 위험성도 언제나 남아 있습니다. 하지만 만성적인 식량부족에 시달리는 아프리카의 상황을 개선하려는 원래 의도와 현지 상황에 부합하는 방법은 분명 긍정적인 결과를 가져올 것으로 기대됩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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