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 사민당, “아우토반 전 구간 속도제한” 총선 승부수?
“독일만 빼놓고 세상 모든 나라들이 오래 전부터 해오던 일입니다. 독일 운전자들은 속도를 좀 더 줄이고, 안전운전 해야 합니다. 교통사고 사망자가 최근 몇 년 새 줄어들고는 있지만, 아우토반에서 속도제한이 있었다면 더 빨리 줄어들었을 거예요.”
올 9월 총선을 앞두고 메르켈(Angela Merkel) 총리의 기민당(CDU)에 밀려 좀처럼 반등을 꾀하지 못하고 있는 사민당(SDP)이 아우토반 속도제한 카드를 들고 나왔습니다. 가브리엘(Sigmar Gabriel) 사민당 사무총장의 발언을 두고 당내에서도 찬반이 뚜렷하게 엇갈렸습니다. 과속을 하지 않으면 배기가스도 덜 배출하고, 연비도 높일 수 있기 때문에 녹색당을 비롯한 사민당 의원들은 속도제한을 지지하고 나섰지만, 차를 사랑하는 독일인들이 절대로 양보할 수 없는 권리라 여기는 아우토반에 대한 애정을 잘 아는 일부 사민당 의원들은 한 발 물러서는 모습입니다. 아우디 애호가로 유명했던 사민당의 슈뢰더 전 총리와 달리 메르켈 총리는 차에는 큰 취미가 없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기민당 정부는 아우토반 전 구간 속도제한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뚜렷히 했습니다.
속도제한이 없는 무한질주의 고속도로로 알려진 독일 아우토반 전 구간에 속도제한이 없는 건 아닙니다. 대도시와 가까운 구간이나 교통량이 많은 구간은 전 세계 여느 고속도로처럼 시속 100~120km의 제한속도를 준수해야 합니다. 하지만 전체의 60% 구간의 추월 차선에서는 200km를 넘나드는 벤츠나 BMW, 아우디 차량을 종종 볼 수 있습니다. 속도제한을 둘러싼 유권자들의 의견도 양분된 모습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속도제한 문제가 선거를 앞두고 불거진 만큼 9월 총선 이전까지는 법안을 발의하거나 구체적인 절차를 밟을 가능성이 매우 낮다는 겁니다. (Wash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