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인슈타인은 21세기의 아인슈타인이 될 수 있을 것인가
2013년 5월 24일  |  By:   |  과학  |  4 Comments

현대물리학에는 아직도 해결되지 못한 많은 문제들이 있습니다. 아직 우리는 암흑물질과 암흑에너지가 우주의 95%를 차지하는 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그리고 소립자의 세계가 왜 ‘세대(generation)’라고 불리는 3종류의 입자로 이루어졌지도 모릅니다. 20세기 물리학이 낳은 두 금자탑인 양자역학과 일반상대론이 일치하지 않는 다는 사실도 해결해야 할 문제입니다. 수많은 물리학자들이 이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왔고, 여전히 많은 과학자들은 자연을 설명하는 궁극의 이론이 이들 질문에 대해 답을 줄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23일 목요일 오후 4시, 옥스포드 대학에서는 궁극의 이론에 보다 가까운 새로운 이론이 소개될 예정입니다. 특이한 점은, 이를 발표할 에릭 와인슈타인(Eric Weinstein)이 전통적인 학계의 인물이 아니라는 점입니다. 그는 하버드에서 수리물리학으로 박사를 받고 학계를 떠난 지 20년이 넘었습니다. 그는 지금 뉴욕에 위치한 헤지펀드인 네이트론 그룹의 경제학자이자 컨설턴트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그는 옥스포드의 마커스 드 소토이의 초대를 받고 강연을 하게 되었습니다. 드 소토이는 옥스포드에서 가장 유명한 학자중의 한 명으로 도킨스가 은퇴 전 유지하던”과학의 대중적인 이해를 위한 시모니 석좌교수”의 자리에 있는 수학자입니다. 와인슈타인과 드 소토이는 90년대 헤브루대학의 포닥시절 알고 지내던 사이입니다.

와인슈타인은 20년동안 계속해서 이 문제를 생각해 왔습니다. 그리고 2년 전 드 소토이에게 자신의 아이디어를 말했습니다.

“나는 자신이 대단한 이론을 만들었다는 수많은 편지와 이메일들을 받지만, 이들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러나 에릭이 나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을 때, 나는 즉시 그 이론이 가진 자연스러움에 반했습니다. 어떤 것이 아름답게 느껴진다면, 그 안에 진실이 있다는 느낌 또한 받게 됩니다.”

와인슈타인의 이론은 “기하학적 통합(Geometric Unity)”이라 불리는, 현실의 4차원 시공간을 포함한 14차원의 “옵저버스(observerse)”입니다. 와인슈타인은 표준모형에서 암흑물질의 문제는 “회전성(handedness)”의 비대칭때문이라고 설명합니다.

물리학에서 누군가가 이런 새로운 이론을 주장하는 것 자체는 드문 일은 아닙니다. 2007년, 물리학자 가렛 리시는 자신이 통일장 이론을 세웠다고 주장했지만 실험가능한 예측을 제시하기 못했기 때문에 인정받지 못했습니다. 현재 통일장이론에 가장 가까운, 초끈이론이라고도 불리는 M 이론 역시 수십년동안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실험가능한 예측을 만드는데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존스 홉킨스의 입자물리학자 데이빗 카플란은 와인슈타인과 이야기를 나눈 후, 그가 학계 바깥에서 이런 이론을 세웠다는 것이 인상적인 일이라고 말했습니다.

“적어도 그는 다른 학계 바깥의 사람들과 달리, 매우 진지한 이론을 만들었습니다. 그러나 이 이론은 현재 불완전하고, 보다 많은 학계의 사람들로부터 의견을 들을 필요가 있습니다.”

UC버클리의 수학자 에드워드 프렌켈도 와인슈타인을 만났습니다.

“적어도 수학자와 물리학자들은 에릭의 아이디어를 진지하게 생각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물리학에서의 응용과 무관하게 에릭의 주장은 아직까지 누구도 주목하지 못한 수학적으로 의미있는 구조를 발견했습니다.”

써레이 대학의 핵물리학자 짐 알칼리는 와인슈타인의 이론에 회의적입니다.

“간단히 말해, 그의 이론은 너무 거창합니다. 그는 실험으로 검증가능한 예측을 찾아내거나, 적어도 다른 이론이 설명하지 못한 현상이나 기전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드 소토이는 와인슈타인이 등장한 특이한 방식을 다음과 같이 변호합니다.

“우리는 모든 것을 완벽하게 다듬은 후 학회지를 통해 세상에 내놓아야 하는 시대에 살고 있습니다. 그러나 과학은 사실 그런 것이 아닙니다. 아인슈타인의 일반상대론 역시 최종적인 형태가 되기까지 10여년이 걸렸습니다. 나는 과학을 하는 새로운 방법을 시도하고 싶습니다. 어떤 커다란, 심지어 무모한 아이디어로 부터 시작해 토론을 하는 것입니다. 과학은 항상 끊임없이 변화하고 발전합니다. 와인슈타인의 이론은 수학에서 물리학에 이르는 넓은 영역을 포함하고 있습니다. 나는 이렇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 이론은 뭔가 심오한, 여러가지 것들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이 이론이 어떻게 될지를 같이 한 번 알아봅시다.’ ”

프렌켈 역시 와인슈타인은 새로운 시대에 과학이 어떻게 바뀔지를 보여주는 한 예라고 말합니다.

“나는 에릭이 그렇게 오랜 시간을 학계를 떠나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런 아름답고 독창적인 주장을 만들어냈다는 데서 놀라움을 느낍니다. 지난 주, 우리는 거의 세상에 알려지지 않았던 수학자가 소수의 존재에 대한 놀라운 결과를 발표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나는 이것이 새로운 흐름이라고 생각합니다. 과거에는 첨단 연구를 하기위해서는 학계의 일부여야만 했습니다. 그러나 이제는 누구나 인터넷을 통해 자료를 접할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두 가지 교훈이 있습니다. 첫번째는 젋은 세대를 위한 것으로, 열정과 노력이 함께한다면 어떤 것이든, 심지어 첨단이론분야에서도 무언가를 이룰 수 있다는 것입니다. 두번째는 학계를 위한 것으로, 우리 학자들은 학계 바깥에서 오는 아이디어들에 대해 보다 열린 자세를 가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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