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톰스리버(Toms River)
2013년 3월 20일  |  By:   |  과학  |  No Comment

톰스리버는 미국 동부 뉴저지주 해안가에 위치한 도시입니다. 필라델피아에서 80 km 떨어진 이 작은 도시는 20세기 내내 산업화로 인한 공해로 고통을 겪어 왔습니다. 외곽에 위치한 화학공장은 폐수를 바다로 흘려보냈고, 굴뚝은 짙은 연기를 하늘로 내뿜었습니다. 시의 북쪽에는 또다른 화학회사의 폐기물 처리장이 있었습니다. 이곳의 폐기물들은 뉴저지의 모래토양으로 스며들었고, 곧 도시의 식수에까지 침투했습니다. 그리고 톰스리버의 아이들이 암에 걸리기 시작하자, 이 모든 상황은 특별해지기 시작했습니다.

뉴욕대에서 언론학을 가르치는 댄 패진은 이야기를 다양한 각도에서 풀어 나갑니다. 패진은 이 이야기를 죽어가는 아이들과 분노한 부모, 회사의 책임회피와 같은 흔한 이야기로 풀어낼 수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는 염색업계의 역사와 폐기물 관리방법의 변화, 암을 발생시키는 물질들과 직업병, 그리고 모든 물질은 양에따라 독이 될 수 있다는 16세기 약학자 파라셀서스의 이야기에 이르기까지, 사건의 거의 모든 측면을 아우르는 이야기를 시작합니다.

여기에는 수백명의 사람들이 등장합니다. 톰스리버에 살았던 괴짜 화학자들과 생물학자들이 등장하며, 두 홀로코스트 생존자가 운영했으나 몰락해버린 양계장, 공장폐기물이 들어있던 드럼통을 재활용해 돈을 벌고자 했던 떠돌이, 그리고 12명의 그린피스 활동가를 집에 묵게한 노파가 나옵니다. 암과 직접 관련이 있으리라 생각되는 두 부패한 쓰레기 하치장 직원들의 이야기도 있습니다. 그리고 부모와 아이들, 화학자, 통계학자, 정치인, 변호사들이 전체그림을 완성합니다.

한 가지 화학물질, 몇 몇 오염된 식수원과 약간의 매연이 범인으로 지목됩니다. 그러나 이 시점에 이르러 독자들은 원인과 결과, 비난과 배상이라는 선악이 분명한 개념은 복잡한 현실과 모호한 과학적 결과 앞에서 시대에 뒤떨어진 개념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됩니다.

결국 합의와 보상은 이루어집니다. 지치지 않는 활동가들은 다음 장소로 이동하고 과학자와 정치가들은 이러한 작은 규모의 환경 및 암의 문제에 대해 분명한 진실을 찾을 수는 없다는 것에 조용히 동의합니다.

“톰스리버 사건이 남긴 영향은 정부가 다시는 이런 조사를 하지 않겠다는 방침을 정한 것 뿐입니다.”

그러나 패진은 여기에서 책을 마무리하지 않습니다. 그는 뉴저지를 떠난 산업체들이 자리잡은 중국의 이야기를 꺼냅니다. 지금 중국의 대기와 식수에는 독자들에게 익숙한 화학물질들이 검출되고 있습니다. 중국의 활동가들은 새로운 “암 마을(cancer village)”을 발견했습니다. 이야기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갑니다. (NY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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