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웅산 수치와 버마 민주진영, 이제 수권 능력을 증명해야 할 때
2013년 3월 19일  |  By:   |  세계  |  No Comment

버마(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은 불과 18개월 전까지만 해도 불법 단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합법적인 정당일 뿐 아니라 2015년 차기 선거에서 집권을 노리는 강력한 야당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4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습니다. 버마 군부는 지난 2008년 국민투표 결과를 조작해가면서까지 헌법에 배우자나 자녀가 외국인일 경우 버마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다분히 남편과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수치 여사를 견제하기 위한 꼼수였습니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버마 민주화의 완성은 수치 여사의 대통령 당선이라며 개헌을 최우선 과제로 내세웠습니다. 하지만 재야 운동권의 티를 벗고 집권 정당의 면모를 갖추는 일이 쉽지만은 않아 보입니다.

우선 민주화라는 대의를 위해 군부의 탄압을 받으면서도 고통을 묵묵히 나눠 받던 시절에는 드러나지 않았던 당내 알력다툼이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이른바 당의 개국공신 세력들이 25년이 지난 지금도 그대로 간판을 차지하며 새로운 세대의 등장을 가로막고 있습니다. 올해 67살인 수치 여사는 버마 민주화의 상징이자 분명 절대적인 존경을 받고 있는 정치 지도자이지만 수치 여사의 말 한마디가 곧 당의 강령이 되고 정책이 되어버리는 게 현실입니다. 이런 권위적인 리더십은 그가 평생을 싸워 왔던 군부의 모습과 너무나도 흡사하다는 비판이 나올 수밖에 없습니다. 여기에 버마 민족 말고 소수민족들의 염원이었던 연방제 개헌 약속을 저버린 것도 비판을 불렀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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