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표정이 감정을 지배한다: 보톡스가 우리의 기분과 인관관계에 끼치는 영향
2013년 3월 13일  |  By:   |  과학  |  No Comment

피부과 전문의 에릭 핀지의 새 책 “표정이 감정을 지배한다: 보톡스가 우리의 기분과 인간관계에 끼치는 영향 (The Face of Emotion: How Botox Affects Our Moods and Relationships)”은 보톡스가 사람들의 기분에 끼치는 영향에 관한 몇 건의 연구결과를 바탕으로 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한 연구는 “행동하는 대로 느끼게 된다(motion is emotion)”는 흔한 주장을 떠올리게 합니다. 즉, 보톡스에 의해 여성이 찌푸림과 같은 부정적인 표정을 지을 수 없게 되었을 때, 그 여성은 덜 우울해한다는 것입니다. 이것이 사실이라면, 미용을 위한 시술이 표정의 제한을 통해 우리의 감정에도 영향을 끼친다는 말이 됩니다.

“행동하는 대로 느끼게 된다”는 가설의 연원은 20세기 초, 심리학자 윌리엄 제임스가 말했던 “인간은 슬프기 때문에 우는 것이 아니라, 울기 때문에 슬프게 된다.”라는 주장까지 거슬러 올라갑니다. 그리고 최근의 연구들은 보톡스의 효과와 함께 이 이론을 지지하는 결과들을 내어놓고 있습니다. 섣부른 언론은 보톡스를 우울증에 대한 완벽한 치료약으로 묘사하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 주장들은 우리의 감정을 너무나 단순하게 본 결과입니다. 우리는 타인의 감정을 판단할 때 단순히 주름의 수를 헤아리기보다는 표정, 행동, 목소리, 자세, 맥락, 시선과 같은 것들을 종합하여 결정합니다. 또 잊지 말아야 할 것은 인간은 본질적으로 “부자연스러움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고 있다는 사실입니다. 오늘날 우리는 연예인의 얼굴에서 종종 무언가 잘못되었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그것은 동안처럼 보이기 위해 볼록하게 만든 이마가 중년임을 알려주는 눈가의 주름과 같이 있기 때문입니다. 설사 모든 시술이 완벽하게 되었다 하더라도 여전히 우리는 말로 표현하기 어려운 어색한 느낌을 받습니다.

예를 들어, 누군가가 너무나 슬픈 이야기를 전하면서 표정이 슬퍼 보이지 않는다면 우리는 그 사람에게 무언가가 잘못되어 있다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리고 이 현상은 보톡스를 맞은 여성에게 “남들이 알아채면 어떻게 하나?”라는 또 다른 걱정을 가지게 합니다.

“행동하는 대로 느끼게 된다”는 이론은 성형업계에서 잘못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들은 우리의 화난 얼굴과 함께 현실을 대하는 능력도 가져가려 하고 있습니다. 보톡스가 우리의 화난 표정을 금지할 수 있을지는 몰라도 우리의 마음속까지 금지할 수는 없습니다. 화를 내야 할 때는 화를 내야 합니다. 과거 여성들을 노화방지(de-ageing)에 집중하게 함으로써 여성운동을 무력화시켰던 것처럼, 의심스러운 과학으로 무장한 보톡스 유행은 이제 여성이 분노할 권리마저 부정하려 하고 있습니다. (Guardi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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