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인 오스틴의 혜안: 사랑은 망각을 필요로 합니다
2013년 3월 4일  |  By:   |  과학  |  No Comment

“오만과 편견(Pride and Prejudice)”의 마지막에 이르러 엘리자베스 베넷은 그간의 불화를 잊기로 결심하고 다아시의 청혼을 받아들이게 됩니다. 그리고 둘의 약혼을 믿지 못하는 언니 제인에게 말합니다.

“언니, 이런 경우에는 좋은 기억력이야말로 불필요한 거예요.(a good memory is unpardonable.)”

200년 전 제인 오스틴의 이 말을 확인해주는 결과가 “성격 및 사회심리학지(the Journal of 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에 발표되었습니다.

노스웨스턴 대학의 연구팀은 서로간의 신뢰(trust)가 있는 연인들은 과거의 다툼을 덜 심했던 것으로 기억하는 반면, 신뢰가 부족한 연인들은 과거를 더 나쁘게 기억한다는 점을 발견했습니다.

“신뢰는 서로에 대한 기억을 미화시킨다는 점에서 중요합니다.”

이들은 연인관계에 있는 학생들을 매 2주마다 상대가 자신을 어떻게 화나게 했는지 말하게 하는 방식으로 6개월간 조사했습니다.

“학생들은 이런 불만들을 적었습니다: ‘그녀는 다른 남자들하고 어울리면서 내가 질투할 수도 있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더군요’. ‘나는 중대한 결정을 내렸어요. 그런데 그 사람이 이전만큼 나를 지지한다고 느끼지 못했어요’. ‘발렌타인 주말에 그를 찾아갔을 때, 그는 정말 바빴고 나를 놀래킬 만한 아무런 계획도 준비하지 않았더군요’.”

학생들은 사건과 함께 매번 상대방에 대한 불만의 정도를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 주, 연구진은 그들에게 자신의 기록을 들려준 후, 그들이 당시 내렸던 불만의 정도를 다시 추측하게 하였습니다. 또 서로간의 신뢰, 헌신(commitment), 만족, 애착을 설문을 통해 조사하였습니다.

“신뢰의 정도에 따라 과거의 사건을 아름답게 기억하거나, 반대로 더 나쁘게 기억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러나 이 결과가 신뢰가 우리의 현실감각을 흐리게 한다는 뜻은 아닙니다. 오히려 신뢰에 의한 망각이야말로 두 사람의 관계를 더욱 튼튼하게 만들어줍니다. 신뢰를 통해 우리는 상대에게 의지할 수 있으며 상대가 나를 돌보아 줄 것이라는 믿음을 가지게 됩니다. 반대로 신뢰가 부족할 경우 우리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해 상대방에 대한 기대를 오히려 낮추게 되는 것입니다.”

(LiveScienc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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