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 라호이 총리 부패스캔들, 정치개혁 필요성 대두
2013년 2월 13일  |  By:   |  세계  |  No Comment

최근 스페인 여당인 국민당(PP)의 전직 재무장관 바르세나스가 관리해 온 것으로 보이는 비밀 회계장부가 언론에 공개돼 마리아노 라호이(Mariano Rajoy) 총리를 곤혹스럽게 하고 있습니다. 주로 대기업 건설사들이 국민당 거물급 인사들에게 10년 넘게 건넨 비자금 목록이 적혀 있는 장부에 따르면 라호이 총리도 매년 2만 5천 유로(3,651만 원)의 검은 돈을 받았습니다. 라호이 총리는 장부의 출처가 분명하지 않고 자신은 문제가 될 만한 어떤 돈도 받은 적이 없다며 혐의를 부인했습니다. 하지만 이미 여러 부패 스캔들에 휘말린 바르세나스가 라호이 총리의 측근인 만큼 여론의 신뢰를 점점 잃어가는 모습입니다. 1년 3개월 전 선거에서 절대다수 의석을 확보한 국민당의 지지율은 이번 스캔들과 함께 1/5이나 줄었습니다. 국민당은 야당인 사회당의 지지율이 정체돼 있다는 사실을 위안으로 삼고 있습니다. 라호이 총리는 이번 스캔들에 대해 사실관계를 명백히 밝히고 죄를 지은 사람은 엄중히 처벌하겠다는 의지를 확고히 해야 합니다. 경제위기 속에 여전히 일자리를 찾지 못한 실업자 6백만 명과 스페인 은행을 구제하는 데 자금을 지원한 스페인과 유럽연합 국민들은 건설사들이 거품이 잔뜩 낀 부동산경기 호황 속에 번 돈을 부정한 방법으로 여당에 건넸는지 알 권리가 있습니다. 1970년대 권위주의를 청산하고 민주화를 이룩한 이래 스페인의 양대 정당은 자신들의 기득권을 공고히 하는 데 심혈을 기울여 왔습니다. 이번 경제위기로 파산하기 전까지 저축은행들은 국민당, 사회당, 카탈루냐 민족주의정당 가릴 것 없이 거대 정당의 자금줄이었습니다. 라호이 총리는 이번 스캔들을 기득권에 안주한 채 부패해 가는 정치권 개혁의 신호탄으로 삼아야 합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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