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바마 2기의 외교 성패, 러시아에 달렸다?
악화일로의 미-러관계는 단순히 양자 관계 차원을 넘어, 오바마 2기의 외교 의제 전반에 악영향을 줄 것으로 보입니다. 시리아, 이란, 아프가니스탄과 북한 문제에 이르기까지, 왕년의 수퍼파워로서 존재감을 과시하며 유엔 안보리에서 거부권을 갖고 있는 러시아가 해결의 열쇠를 쥐고 있거나 러시아의 도움이 꼭 필요한 부분이 많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서방, 특히 미국에 각을 세우는 것으로 국내의 민주화 시위 및 반대 목소리를 누르고 3선에 성공한 푸틴 대통령은 관계 개선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는 모습입니다. 양 국은 지금까지 전략무기의 감축이라는 공동의 이해가 걸린 큰 사안을 기반으로 협력해왔습니다. 그러나 유럽미사일방어, 시리아와 리비아에 대한 개입을 둘러싼 대립으로 관계는 악화되었고, 러시아가 전략무기감축협정의 종언을 선언하기에 이르렀습니다. 지난해에도 양 국 의회가 “마그니츠키법”과 “미국입양금지법”을 주고받으며 마찰을 이어갔습니다. 미국은 인권이나 민주주의 등 핵심 가치와 관련된 사안에서는 타협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러시아에서는 대통령에서부터 일반 국민에 이르기까지 미국에 대한 불신이 만연하니, 관계 회복의 길은 험난해 보입니다. (Washington Po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