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재정절벽 협상 과정의 승자와 패자
2013년 1월 2일  |  By:   |  세계  |  No Comment

해가 바뀌며 마감시한은 넘겼지만 미국 상원은 재정절벽(Fiscal Cliff)을 피하기 위한 협상안을 찬성 89, 반대 8로 통과시켰습니다. 하원에서 통과시키는 절차가 남았지만 우려했던 재정절벽 상황의 급한 불은 끈 셈입니다. 재정절벽 협상 과정에서의 승자와 패자를 살펴보겠습니다.

*승자(Winners)

1. 조 바이든(Joe Biden) 부통령: 민주당의 1인자인 오바마 대통령과 공화당의 1인자 존 뵈이너(John Boehner) 하원 의장 사이의 협상이 결렬되자 바이든 부통령이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인 맥코넬(McConnell) 의원과의 협상에 돌입했습니다. 바이든은 맥코넬 의원과 동갑이며 28년간 상원 활동을 함께해 온 덕분에 두 정치인 사이의 개인적 친분이 협상에 큰 도움이 됐다는 평입니다. 협상 과정에서 결정적인 역할을 한 바이든 부통령은 2016년 대권 가도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할 수도 있지만 동시에 공화당에게 너무 많은 양보를 했다는 민주당 내의 비판에 직면할 수도 있습니다.

2. 미치 맥코넬(Mitch McConnell)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 바이든 부통령과의 개인적인 친분이 없었다면 재정절벽 협상안이 부결되었을 가능성이 높았습니다. 뵈이너 하원 의장이 협상을 주도하는 동안 맥코넬 의원은 적극적인 역할을 하지 않았지만 오바마와 뵈이너 사이의 협상이 결렬되자 협상을 주도하며 미국 시민들의 엄청난 비난에 직면할 뻔한 공화당을 구해냈습니다.

3.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은 4년 전 취임 초기 경기부양책(Stimulus)을 통과시킬 당시 여야 협상에만 몰두했던 실수로부터 배운 듯 합니다. 재정절벽 협상 과정에서는 처음부터 캠페인을 하듯 미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부자 증세에 대한 정당성을 역설했습니다.

4. 조 맨친(Joe Manchin) 웨스트 버지니아 상원의원: 1월 1일 새벽 상원이 통과시킨 협상안의 초안이 된 법안(CALM Act)을 작성한 의원으로 민주당이지만 중도적 성향을 보이는 그의 입장은 협상과정에서 민주당과 공화당이 모두 동의할 수 있는 기반을 찾는데 도움이 되었습니다.

*패자(Losers)

1. 존 뵈이너 미 하원 의장: 재정절벽 협상 과정은 하원의장 뵈이너의 리더쉽의 위기를 극명하게 보여준 기간이기도 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이 제시한 협상안에 대한 대안으로 “플랜B” 협상안을 다시 백악관에 보내고 하원에서 이를 통과시키려 했지만 자신이 속한 공화당의 의원들마저 플랜 B에 반대하겠다는 입장을 보여 표결에도 부치지 못하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2. 의회(Congress): 협상 시한 마지막 날까지 끝내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한 의회는 미국인들의 정치에 대한 냉소와 혐오를 부추길 것으로 보입니다. 재정절벽이나 국가부채 한도 증가와 관련된 협상 과정에서 대립으로 일관한 워싱턴 정가의 모습이 나쁜 정치의 표본이라는 점을 의원들은 인식하고 있지만 이를 개선하기 위한 노력은 이번에도 턱없이 부족했습니다.

3. 오바마 대통령: 오바마 대통령의 재정절벽에 대처하는 자세는 그가 12월 31일 ‘중산층(middle class)’ 시민들을 백악관 기자회견장 뒤에 세워두고 선거 유세에서 유권자를 만나듯 기자회견을 하기 전까지는 완벽했습니다. 하지만 기자회견 중 지속적으로 오바마가 받은 과도한 환호성과 기자회견에 농담을 섞은 오바마 대통령의 태도는 사태의 심각성과 어울리지 않는 연출이었다는 비판을 받았습니다. (Washington Po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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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원을 통과한 재정 절벽 협상안(The McConnell-Biden Plan) 주요 내용 살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