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아메리카 사탕수수 농장의 재앙은 끝나지 않았다
니카라과, 코스타리카, 엘살바도르, 과테말라 등 중앙아메리카 소국들은 스페인 식민지 시절부터 대규모 플랜테이션 농장에서 사탕수수를 재배해 왔습니다. 여전히 미국은 수입하는 설탕의 23%를 중앙아메리카로부터 들여오고, EU도 지난해 엘살바도르로부터 수입한 설탕만 60억 원 어치나 됩니다. 하지만 각국 정부들은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는 노동자들의 열악한 환경에는 별다른 신경을 써오지 않았습니다. 그 결과 사탕수수 농장 노동자들 사이에서 만성 신부전증 환자가 급속도로 늘어왔고, 엘살바도르 성인 남자의 사망 원인 2위가 만성 신부전증이 되는 상황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더 큰 문제는 너도나도 병을 앓는 원인조차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는 데 있습니다. 2000년대 들어 문제의 심각성을 인식한 전문가들은 적도 근처 섭씨 40도에 육박하는 뙤약볕에서 4~5시간씩 쉬지 않고 일하는 고된 노동 환경이 신부전증의 원인일 거란 잠정적인 결론을 내렸지만 농장주들은 꿈쩍도 하지 않고 있습니다. 오히려 신부전증 진단을 받으면 지체없이 해고되는 상황이라, 사람들은 병원을 가지 않으려 하고 비과학적인 민간요법이 유행하는 등 상황은 나아질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습니다. (Guardia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