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일-스위스 탈세방지 협정 독일 의회서 좌초 위기
스위스 은행들은 계좌 주인의 신상을 철저히 보호하는 ‘비밀주의’로 악명이 높습니다. 검은 돈이나 탈세를 목적으로 빼돌린 수입이라도 스위스 은행 계좌에 한 번 들어가면 추적할 방법이 마땅치 않습니다. 독일은 스위스와 지난 4월 탈세방지 협정을 맺었습니다. 스위스 은행에 독일인이 맡겨둔 예금액의 21~41%를 원천징수해 스위스 정부가 독일 정부에 넘겨주는 대신 스위스 은행들은 독일인이 개설하는 신규 계좌에 26%의 세금을 물리기로 했습니다. 문제는 계좌의 익명성은 여전히 보장된다는 데 있습니다. 독일 야당인 사민당과 녹색당은 탈세자에게 공식적인 면죄부를 주는 셈이라며 11월로 예정된 의회 비준 절차에 협조하지 않겠다고 경고했습니다. 야당이 집권하고 있는 일부 주정부들은 여전히 스위스 은행에서 유출된 계좌 명부를 돈을 주고 사가며 탈세 혐의자들을 쫓고 있습니다. 연간 100억 유로(15조 원)의 세수를 확충해 줄 것으로 기대해 온 여당(기사-기민 연합)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양상입니다. (Economis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