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AA 개혁: 유망주 운동선수에게 필요한 건 껍데기 뿐인 대학 교육이 아니라 정당한 보수
2014년 8월 18일  |  By:   |  스포츠, 칼럼  |  No Comment

NCAA(미국대학체육협회)는 미국에서 가장 큰 규모의 짬짜미를 관리하며 정상으로 보기 힘든 수요독점 체제를 유지하고 있는 단체입니다. 미식축구(NFL)와 농구(NBA) 등 미국에서 절대적인 인기를 누리는 스포츠의 프로 구단들은 자체적인 유소년 육성 체계를 갖추는 대신 대학팀과 리그를 정점으로 하는 학원 스포츠에 사실상 선수 수급을 맡긴 셈입니다. NFL에서 선수로 뛰려면 대학팀에서 최소한 3년을 선수로 뛴 경력이 있어야 하고, NBA에서 뛰려면 19살이 넘어야 합니다. 이런 규정 속에 프로 선수를 꿈꾸는 유망주들은 대학을 가지 않고는 꿈을 실현할 수 없게 됩니다. 그런데 NCAA는 모두가 알다시피 아마추어 스포츠의 숭고한 가치를 지킨다는 슬로건 아래 선수들에게 보수를 지급하지 않습니다. 프로가 아니니까 돈보다 스포츠 정신이 앞서야 한다는 논리가 등장하죠. 일견 타당해보이는 이 논리는 NCAA가 한 해 벌어들이는 10조 원이 넘는 수익을 생각하면, 그리고 선수들에게는 학비에 해당하는 장학금만 지급하며 수익이 넘쳐난 탓에 전체 50개 주 가운데 39개 주에서 공무원 가운데 가장 높은 연봉을 받는 사람이 대학 미식축구나 농구팀 코치라는 사실을 생각하면 문제가 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관련 뉴스페퍼민트 글)

게다가 선수들은 적지 않은 경우 훈련에 참가하고 경기를 치르느라 대학교 수업을 제대로 따라오지 못하고, 그만큼 성적만으로 졸업하기가 굉장히 어렵습니다. 적지 않은 학교가 아예 운동선수들의 학점을 학교 차원에서 관리해 졸업만 간신히 할 수 있도록 배려 아닌 배려를 하고 있는 실정입니다. NCAA는 학업 성적도 으뜸인데 취미 삼아 운동 능력도 뛰어난 청년들이 모여 펼치는 꿈의 리그가 아닙니다. 적잖은 경우 운동 말고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는, 프로 선수나 다름없는 유망주를 대학 교육을 시켜주겠다는 명목으로 데리고 와 장학금 몇 푼 쥐어주면서 공짜로 써먹으며 선수들을 이용해 엄청난 수익을 올리는 땅짚고 헤엄치는 비즈니스에 오히려 가깝습니다. 최근 이를 시정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고 있고, 몇몇 선수들은 학교와 협회를 고소해 이 문제를 법정으로 끌고 가기도 했습니다. 연방 법원이 학생들에게 보수를 지불하지 않는 NCAA의 규정은 반독점법 위반이라는 판결을 내리기도 했지만, 아마추어리즘을 버리지 않는 한 학생들에게 보수를 지급하는 것도 간단한 문제가 아닙니다. 모든 학생들에게 실력, 종목에 상관없이 같은 보수를 주는 게 옳을까요? 남학생과 여학생은 분명 흥행에 기여하는 정도가 다른데 어떻게 처리해야 할까요?

대학 스포츠 자체를 폐지해 프로팀들이 각자 젊은 유망주를 발굴하고 키우도록 하는 건 현실적인 해결책이라 보기 어렵습니다. 그보다 NFL과 NBA 등 현재의 NCAA가 모순투성이 될 때까지 이를 방조했던 공범들이 현실적인 해결책을 내놓는 게 빠를 겁니다. 바로 대학에서 활약하지 않은 선수도 실력이 출중하면 바로 프로 선수로 뛸 수 있도록 문을 여는 겁니다. 바로 프로 진출을 하기 어려운 선수나 대학 교육을 받고 싶은 학생들은 아마추어 정신에 입각한 NCAA에서 학생으로 뛰면 됩니다. 이를 실행에 옮기려면 프로 선수 노조가 힘을 보태야 합니다. 현재 프로 선수들로서는 자기 세대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더 일찍 돈을 벌 수 있었던 기회를 허용하는 것을 꺼릴 수도 있겠지만, 결국 이 모순을 해결하는 것이 리그 전체의 경쟁력을 향상시키는 데도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할 것입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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