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물 부족, 대운하로 해결할 일이 아니다
2013년 10월 17일  |  By:   |  세계  |  No Comment

중국의 황제들이 중앙의 권력을 강화하기 위해 빼지 않고 했던 것이 강물을 관리하는 대형 치수 공사였습니다. 남부 항저우를 지나는 양쯔강과 북부에 위치한 수도 베이징의 황허를 물길로 잇는 징항(京杭) 대운하 공사는 현대 중국 공산당의 지도 아래 계속되고 있습니다. 수로의 길이가 총 3천km를 넘는 이 세기의 공사에는 5백억 달러 이상이 투입될 전망입니다.

중국은 대표적인 물 부족 국가입니다. 전 세계 인구의 20%가 중국인이지만, 중국에 있는 민물은 전 세계 민물의 7%밖에 안 됩니다. 많은 인구가 물이 비교적 풍부한 남부 대신 사막성 기후이거나 물이 부족한 북부에 모여 있습니다. 1년에 한 사람이 필요한 물의 양을 보통 1,000로 보는데, 중국인들의 연간 물 사용량은 평균적으로 이 기준의 1/5에 그치고 있습니다. 농업용수, 공업용수로 물이 여기저기 쓰이면서 강 자체가 메말라가고 그나마 남은 물은 갈수록 오염되고 있다는 점도 문제입니다. 1950년대만 해도 중국 전역에 흐르는 강은 5만여 개였지만, 지금은 2만 3천여 개로 줄었습니다. 세계은행은 중국이 물 부족으로 치러야 하는 비용이 GDP의 2.3%라고 진단하기도 했습니다.

대운하 공사는 물 부족 문제를 해결하는 데 거의 도움이 안 됩니다. 생태계를 파괴하고 물길을 급격하게 돌릴 경우 브라마푸트라강, 메콩강 연안의 인접국가들과 마찰을 빚을 우려마저 있습니다. 관개 공사를 통한 물 공급에만 열을 올릴 것이 아니라 수요를 관리하는 방법을 강구해야 합니다. 유럽의 1/10도 안 되는 너무 싼 물값을 올리고, 산업용수 재활용을 적극 장려하거나 수질오염을 강력하게 단속하는 등 이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다면 중국 정부가 할 수 있는 일은 분명 적지 않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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