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분류의 글
  • 2013년 3월 25일. 여론 vs 정의, 진퇴양난의 우루과이

    19세기 건국 이래 180년 간 우루과이는 대체로 민주적인 정치제도를 유지해 왔습니다. 하지만 1970년대 대부분의 라틴 아메리카 나라들처럼 군부 독재를 겪었고, 민간이 정치권력을 되찾은 뒤에는 독재시절 군부와 군부에 저항했던 게릴라 세력들이 저지른 범죄를 양쪽 모두에게 묻지 않겠다는 사면법을 제정해 타협을 이어 왔습니다. 하지만 지난 2011년 미주인권재판소(Inter-American Court of Human Rights, IACHR)는 우루과이의 사면법이 미주인권협약에 위배되므로 법적 효력을 인정할 수 없다는 판결을 내렸고, 게릴라 출신으로 군부에 잡혀 14년간 옥살이를 했던 호세 무히까(José Mujica) 우루과이 더 보기

  • 2013년 3월 22일. 전미총기협회(NRA)는 왜 힘이 셀까?

    지난해 말 코네티컷주 뉴타운의 초등학교에서 총기 난사 사건이 일어난 이후 오바마 대통령은 공격용 총기와 대용량 탄창을 금지하고 총기를 사는 사람의 신원 확인을 강화하는 총기 규제안을 제안했지만, 고작 서너 달이 지난 현시점에 총기 규제 찬성론자들이 규제안을 관철할 가능성은 작아 보입니다. 총기 규제에 반대하는 로비 단체들의 적극적인 활동 때문입니다. 총기 난사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당당하게 여론과 동떨어진 의견을 내세우는 전미총기협회(NRA, National Rifle Association)는 어떻게 한결같은 영향력을 자랑하는 것일까요? 3월 11일 코네티컷주의 주도 하트포드에서 열린 총기 더 보기

  • 2013년 3월 22일. 오노 요코, 총기규제를 외치다

    “1980년 12월 8일, 존 레논이 총에 맞아 숨진 뒤 미국에서만 지금까지 1백 5만 7천 명이 총에 맞아 목숨을 잃었습니다. 매년 31,537명이 총에 맞아 숨지고 있어요.” 여기까지는 단순한 사실을 담담히 나열한 문장입니다. “우리는 이 아름다운 나라가 끔찍한 전쟁터로 변하고 있는 걸 방치하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다함께 미국을 다시 평화로운 곳으로 만듭시다.” 여기까지는 사실에 더한 총기 규제 활동가의 주장 정도로 보입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잃는 건 가족과 친구 모두에게 끔찍한 일입니다. (존 레논이 죽은지) 33년이 더 보기

  • 2013년 3월 22일. 호텔들 “여심을 잡아라”

    최근 들어 전 세계 호텔업계가 가장 공을 들이고 있는 고객층은 인구의 절반인 여성 고객들입니다. 사업차 출장을 가는 여성들의 숫자는 어느덧 남성들과 엇비슷해졌습니다. 그만큼 여성들이 편안해 하고, 더 찾고 싶은 숙소를 제공하는 것이 업계의 화두가 된 겁니다. 세계 각지에 있는 호텔들의 여성친화 점수를 매겨 온라인(Maiden-Voyage.com)에 공개하는 사이트가 성업 중입니다. “객실에 구비된 각종 물품들은 기본이죠. 객실을 안내하는 프론트 직원들이 친절한지부터 여자 직원이 룸서비스로 음식을 갖다주는 걸 아무래도 선호하는 여성 고객들이 많아요. 남자 고객들보다 안전에도 더 보기

  • 2013년 3월 21일. 프란치스코 교황, 동성 결혼에 대한 의견은?

    새 교황이 동성 결혼에 대해 전임자와 다른 접근법을 취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습니다. 아르헨티나에서 동성 결혼이 법제화되려던 2010년 당시, 아르헨티나 카톨릭 교회는 이를 막기 위해 비상 회의를 열고 있었습니다. 이 회의에서 호르헤 베르고글리오 추기경은 파격적인 의견을 내어 파장을 일으켰습니다. 아르헨티나 교회가 “차악”, 즉 동성 간 시민결합(civil union)을 인정하자는 것이었습니다. 이 안은 회의 참석자들의 격렬한 반대로 무산됐고 이것이 그가 아르헨티나 교회의 수장으로 재직했던 기간 경험했던 거의 유일한 실패로 남았지만, 이 사건은 그가 교황으로서 어떤 스타일의 리더십을 구사할지를 시사하고 있습니다. 교황이 되기 전부터 교의의 엄격한 수호자로 유명했던 전임자 베네딕토 16세와 달리, 프란치스코 교황의 취임 전 모습은 교의를 현실 세계에 전달하고 적용하는 현장 활동가에 가깝습니다. 물론 비공개 추기경 회의에서 타협안을 추구한 모습과 달리 공개적으로는 동성애 법제화에 계속해서 반대했고, 교황이 된 지금도 당시와 같은 생각이나 행동을 보일 수 있을지는 미지수입니다.  아르헨티나는 카톨릭 교도가 절대다수인 나라지만, 동시에 남미에서 가장 리버럴한 나라이기도 합니다. 2010년 정부가 동성 결혼을 인정하게 된 이후, 천 여 커플이 혼인 신고를 했습니다.  원문보기

  • 2013년 3월 21일. 유사프자이, 영국에서 첫 등교

    올해 15살이 된 말랄라 유사프자이는 여자도 학교에서 교육 받을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며 파키스탄 전역을 누비다가 지난해 10월 파키스탄 북서부 스와트밸리에서 탈레반 저격수가 쏜 총에 머리를 맞았습니다. 생을 향한 불굴의 의지로 수차례 죽을 고비를 넘긴 유사프자이는 영국에서 수술 후 집중치료를 받으며 노벨평화상 후보에도 오르는 등 전 세계적으로 여성 인권과 교육 받을 권리를 상징하는 인물이 됐습니다. 지난달 버밍엄에 있는 병원에서 퇴원한 뒤 안정을 취해 온 유사프자이는 지난 19일 영국에서 처음으로 학교에 갔습니다. “꼭 다시 학교로 더 보기

  • 2013년 3월 21일. 독일어, 프랑스어를 점점 멀리 하는 영국 학생들

    영국 학생들이 중등교육 자격시험인 GCSE에서 갈수록 외국어 과목으로 프랑스어와 독일어를 선택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지난 1996년과 2012년을 비교했을 때 프랑스어와 독일어 기초과정을 수강하는 학생들의 수는 절반 이상 줄었습니다. 스페인어를 비롯한 다른 언어들을 듣는 학생들이 늘어났지만 전체적으로 외국어를 배우려는 학생들의 숫자 자체가 줄고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했습니다. 특히 연일 뉴스를 장식하는 유로존 경제위기 소식이나 유럽연합과 사이가 썩 좋지 않은 영국 정부의 소식이 영국인들의 반유럽 정서를 부추겨 이웃나라의 언어를 배우기 싫게 만든다는 분석도 있습니다. 한 더 보기

  • 2013년 3월 20일. 러시아 스타프로폴주 히잡 금지령 논란

    이번 주 러시아 스타프로폴주에서는 교내 히잡 금지령에 대한 재판이 진행될 예정입니다. 이 소송은 학교를 다닐 수 없게 된 여학생 4명의 아버지들이 지방 정부를 상대로 제기한 것입니다. 소송을 제기한 측은 헌법으로 보장된 종교의 자유는 연방정부만이 제한할 수 있으며, 교장의 이번 조치로 인해 평화롭게 어울려 살던 이곳에 분열이 초래되었다고 주장했습니다. 지방정부는 교장의 히잡금지 교칙을 지지했지만, 교장에게는 협박 전화가 걸려왔고, 현재 교장은 신변 보호를 받고 있습니다. 이번 사태는 현재 러시아에서 고조되고 있는 민족 더 보기

  • 2013년 3월 20일. 獨 “아젠다 2010” 10년의 성적표

    지금으로부터 10년 전 독일은 “유럽의 환자”라 불렸습니다. 경제활동 인구의 11.6%나 되는 4백만 명이 실업수당을 받고 있었습니다. 사민당의 슈뢰더 총리는 이런 상황을 타개하고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겠다는 명분 아래 “아젠다 2010″이라는 과감한 개혁 정책을 입안합니다. 기업들이 노동자를 더 쉽게 해고할 수 있도록 하고 법을 개정해 비정규직과 임시직을 늘리는 등 노동시장 유연성을 제고했습니다. 연방정부와 주정부로부터 중복 지급되던 실업수당도 일원화하고, 실업수당 지급 기한도 기존 24~32개월에서 12~18개월로 대폭 줄였습니다. 노조는 물론이고 당의 근간을 훼손하는 결정이라며 더 보기

  • 2013년 3월 19일. UN, 무기거래 규제 조약 논의 재개

    미국에서 총기규제 논의가 재점화된 가운데 UN도 무기거래 규제 조약을 만들기 위한 회의를 재개합니다. 이번 논의에는 소형 무기를 비롯해 탱크, 전함, 전투기, 미사일 등 8가지 재래식 무기가 포함되며, 참여국들은 협약에 따라 국경을 넘나드는 무기 거래를 감시하고 무기를 구입하는 당사자에 대한 표준화된 신원조회 시스템을 도입할 의무를 지니게 됩니다. 옥스팜이나 앰네스티처럼 조약을 지지하는 단체들은 불법 무기거래로 인해 전 세계에서 매일 2천 명이 목숨을 잃는다고 주장합니다. UN의 193개 회원국은 지난해 7월에도 4주 동안 이 문제를 논의했지만, 미국 등 주요 무기 수출국들의 반대로 합의에 이르지 못했습니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정부의 정치적 의지 부족을 비난하는 목소리도 나왔습니다. 실제로 전미총기협회(NRA)는 그와 같은 국제 조약을 미국 의회에서 절대 비준할 수 없다며, 미국 정부를 대상으로 압력을 행사해 왔습니다. 조약은 국제적인 무기 거래에만 적용되지만 전미총기협회는 조약의 총기등록 관련 조항 때문에 미국 국내에서도 국가 차원의 총기 등록제 도입의 시발점이 될 더 보기

  • 2013년 3월 19일. 아웅산 수치와 버마 민주진영, 이제 수권 능력을 증명해야 할 때

    버마(미얀마) 민주화의 상징 아웅산 수치 여사가 이끄는 민주주의민족동맹(NLD, National League for Democracy)은 불과 18개월 전까지만 해도 불법 단체였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합법적인 정당일 뿐 아니라 2015년 차기 선거에서 집권을 노리는 강력한 야당이기도 합니다. 지난해 보궐선거에서 민주주의민족동맹은 40명이 넘는 국회의원을 당선시켰습니다. 버마 군부는 지난 2008년 국민투표 결과를 조작해가면서까지 헌법에 배우자나 자녀가 외국인일 경우 버마의 대통령이 될 수 없다는 조항을 넣었습니다. 다분히 남편과 두 아들이 영국 국적을 갖고 있는 수치 여사를 견제하기 위한 꼼수였습니다. 민주주의민족동맹은 버마 민주화의 더 보기

  • 2013년 3월 19일. 美 공화당 전국위원회 의장, “다음 선거 이기려면 환골탈태해야”

    미국 공화당 전국위원회(RNC)의 라인스 프리버스(Reince Priebus) 의장은 지난해 11월 대선 과정 전체를 되짚어보는 자체 보고서를 발표하는 자리에서 “2016년 대선에서 민주당에게 또 지지 않으려면 총체적인 개혁이 필요하다”고 주장했습니다. 유권자 5만 명의 조언을 토대로 작성한 97쪽에 달하는 보고서에는 무려 219가지의 제안이 담겨 있습니다. 공화당은 편협하고 답답하며 부자만을 위한 정당이라는 인식이 유권자들 사이에서 갈수록 굳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라티노와 흑인, 아시아인 등 소수민족과 동성애자, 저소득층 등 사회적 약자와 더욱 소통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고서는 꼬집었습니다. 또 소셜미디어 경쟁에서도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