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ll posts by veritaholic
  • 2017년 11월 3일. 만성질환은 자연스러운 것도, 피할 수 없는 것도 아닙니다

    1830년 뉴질랜드에 정착한 영국인들은 식량과 사냥용 놀잇거리로 유럽의 토끼를 데려왔습니다. 뉴질랜드에는 토끼의 천적이 없었기에 그 수는 급격하게 늘어났습니다. 당시 수천 헥타르의 땅 밑에 토끼 굴이 파였고 많은 농지가 황폐해졌습니다. 토끼의 생태계 파괴를 막고자 뉴질랜드 사람들은 토끼의 천적인 여우를 데려왔습니다. 여우는 자신의 몫을 충분히 해냈습니다. 하지만 다른 문제를 만들었습니다. 바로 키위, 웨카, 카카포 등의 멸종 위기였던 새들도 잡아먹었다는 것입니다. 마크 트웨인은 이 이야기를 의도치 않은 결과의 예로 즐겨 언급했습니다. 이 여우 더 보기

  • 2017년 10월 31일. 세상의 종말: 핵전쟁이 아니라 작은 클립 때문에(2/2)

    1부 보기 불행히도 란츠는 수학을 잘 알지 못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부인에게 자신이 게임에 포함시키고자 하는 기하급수적 성장에 관한 수식을 만들어주길 부탁했습니다. 예를 들어 클립을 이용해 클립을 만드는 공장을 만들 수 있고, 1,000 개의 클립공장이 만들어내는 클립이 수 천 개의 클립 공장을 만들수 있다면 생산되는 클립의 숫자는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입니다. 수 천의 숫자가 어느 순간 수 천 조에서 10^33(decillion) 같은 숫자로 늘어납니다. 이를 위해서는 모든 공식이 서로 관계를 가지고 있어야 하며, 더 보기

  • 2017년 10월 31일. 세상의 종말: 핵전쟁이 아니라 작은 클립 때문에(1/2)

    디자이너 프랭크 란츠의 게임 페이퍼클립(Paperclips)의 시작화면은 단순합니다. 화면의 왼쪽 위에, 아마 타임스뉴로만 폰트로 보이는 ‘클립 만들기(Make Paperclip)’와 몇 개의 조절 버튼이 있을 뿐입니다. 클립 만들기 버튼을 누르면 화면 위 클립의 숫자가 0 에서 1로 바뀝니다. 하지만 이 게임의 엔딩은 – 스포일러를 주의하세요! – 우주의 종말입니다. 뉴욕대학의 게임센터 소장인 란츠는 스토리를 가진 중독적인 클릭커 게임에 기하급수적 성장이라는 개념과 인공지능에 의한 종말이라는 주제를 담았습니다. “처음에는 자바스크립트를 연습할려고 시작했지요. 하지만 곧 여기에 나는 더 보기

  • 2017년 10월 27일. 눈은 사람과 사람을 연결하는 마음의 다리

    눈은 일상에서 가장 중요한 역할을 하며 종종 마음의 창으로 비유됩니다. 최근 눈을 통해 상대의 마음을 읽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실험 증거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영국 캠브리지 대학의 사이먼 배론-코헨이 개발한 “눈을 통한 마음 읽기 검사(Reading the Mind in the Eye Test, RMET)”는 우리가 타인의 눈과 눈 주위 근육의 움직임을 통해 그 사람의 내적 상태를 파악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물론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정보에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지만, 적어도 다른 사람의 더 보기

  • 2017년 10월 25일. 양자역학을 넘어: 노벨상 수상자 헤라르트 엇호프트 인터뷰[2013.10] (2/2)

    Q: 당신은 근본적인 물리법칙에 포함되는 기본원리에 국소성(locality)이 포함된다고 생각하나요? A: 그렇습니다. 나는 국소성이 필수 원리일 것이라 생각합니다. 즉, 지금 이 곳에서 일어나는 사건은 저 멀리에서 일어나는 사건과 무관해야합니다. 그렇지 않으면 우리가 자연을 이해하기가 매우 어려울 것입니다. 자연의 부기장부(bookkeeping system) 또한 복잡해지겠지요. 나는 자연의 부기장부란 여기에서 어떤 일이 일어날지를 바로 이 주변의 정보 몇 비트만으로 말할 수 있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Q: 국소성 외에 어떤 기본 원리가 있을까요? A: 원인과 결과의 구분이 더 보기

  • 2017년 10월 24일. 양자역학을 넘어: 노벨상 수상자 헤라르트 엇호프트 인터뷰[2013.10] (1/2)

    지난 며칠 동안 나는 과거 수십 년 동안 무시되어온 아인슈타인의 생각을 다루는 흥미로운 학회에 참석했습니다. 곧, 양자역학은 실재를 근본 수준에서 다루는 학문이 아니며 보다 깊은 곳에 위치한 실재의 한 반영에 불과하다는 생각입니다. 이 주장의 선두에 서 있는 이는 1999년 표준모형의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노벨상을 받은 헤라르트 엇호프트입니다. 나는 그와 비프 굴라쉬, 그리고 옥수수 스튜로 된 점심을 먹으며 이야기를 나누었고, 사람들이 그의 이야기를 흥미로워 하리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엇호프트는 양자역학의 악명높은 우연성이 더 보기

  • 2017년 10월 20일. 어떻게 자기표현(self-expression)은 사랑 대신 결혼에서 가장 중요한 가치가 되었나

    2004년 HBO는 드라마 섹스앤더시티 최종화를 방영했습니다. 사라 제시카 파커가 분한 자기 중심적인 칼럼니스트 캐리 브래드쇼는 미하일 바리시니코프가 분한 천재적인, 그러나 차가운 예술가 알렌산더 페트로스키와 함께하기 위해 파리로 거처를 옮깁니다. 하지만 알렉산더는 캐리가 아닌 자신의 전시회에만 신경을 쓰고, 캐리는 뉴욕과 뉴욕에 있는 자신의 친구들을 점점 더 그리워하게 됩니다. 시청자들은 캐리가 알렉산더를 떠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며, 자신이 왜 알렉산더를 떠나는지에 대해 캐리가 하는 말에도 놀라지 않습니다. 캐리는 자신의 알렉산더에 대한 사랑이 부족했다고 더 보기

  • 2017년 10월 17일. 인공자궁을 둘러싼 논쟁(2/2)

    인공자궁 및 태반의 목표는 신생아집중치료실(NICU)에 들어가야하는 태아들 입니다. “미국에서 23주 혹은 24주된 조산아들은 집중치료를 받게 됩니다.” 예일대 의대의 신생아과 과장이자 생의학윤리학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마크 머큐리오의 말입니다. 집중치료에는 호흡보조장치, 체액 및 전해액 관리, 그리고 외과 수술이 포함됩니다. 이러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이 조산아들의 생존가능성은 높지 않으며, 장애를 가질 가능성은 반대로 매우 높습니다. 23주 조산아의 경우 생존확률은 1/3에 불과하며 24주 태아는 2/3 정도입니다. 생존한 태아라 하더라도 만성 폐질환과 신경발달장애, 청각 및 시각 장애를 더 보기

  • 2017년 10월 17일. 인공자궁을 둘러싼 논쟁(1/2)

    올해 초, 필라델피아 아동병원의 연구진은 인공자궁 기술로 인간의 경우 23주에서 24주의 태아에 해당하는 양(lamb)의 태아를 살렸다고 발표했습니다. 이는 매우 중요한 기술입니다. 미국에서만 매년 3만 명의 아기들이 조산아로 태어납니다. 450g 정도 되는 조산아들의 생존 가능성은 높지 않습니다. 생존 이후에도 폐질환이나 뇌성마비, 그리고 청각 및 시각의 문제를 겪게 됩니다. 이들은 자신들이 개발한 장비가 가까운 시일 내에 바로 이 시기의 아기들에게 훨씬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연구진들이 목표로 한 환자군이 극히 더 보기

  • 2017년 10월 13일. [마이클 셔머 칼럼] 외계인에 대한 믿음은 종교적 본능일 수 있습니다

    스타트렉 5편: 최후의 미개척지에서 커크 선장은 엔터프라이즈호를 빼앗아 가려는 신과 마주친 후 이런 말을 합니다. “도대체 어떤 신이 우주선을 필요로 하는거지?” 나는 얼마전 한 컨퍼런스에서 윌리엄 섀트너, 곧 커크 선장을 만나 이에 대해 이야기했습니다. 그는 영화의 원래 줄거리는 동료들과 함께 “신을 찾아 가는” 것이었다고 말합니다. 하지만 우주 여행을 통해 신을 찾을 수 있다는 생각을 종교인들이 불쾌하게 여기리라 생각한 제작자는 신이 아닌 사악한 악령이 신을 흉내내는 것으로 내용을 바꾸었습니다. 자연적인 힘과 더 보기

  • 2017년 10월 10일. 양자정보이론의 대가 안톤 차일링거 교수 인터뷰(2/2)

    Q: 양자 순간이동과 양자 컴퓨터는 어떤 관계가 있나요? A: 양자 컴퓨터는 한 시스템의 양자상태를 다른 시스템의 양자상태에 기초해 바꾸는 범용 양자게이트를 필요로 합니다. 이는 기존 컴퓨터의 논리 게이트에 해당합니다. 순간이동은 이런 범용 양자게이트로 사용될 수 있습니다. Q: 양자 컴퓨터 개념이 나오기 전에는 사람들이 당신의 이 양자역학의 근간에 관한 연구가 무슨 쓸모 있냐고 물으면 뭐라고 답했나요? A: 나는 어떤 실용적인 쓰임새도 없다고 솔직히 말했습니다. Q: 순전히 호기심때문에 연구한다고 말했다는 뜻인가요? A: 더 보기

  • 2017년 10월 10일. 양자정보이론의 대가 안톤 차일링거 교수 인터뷰(1/2)

    안톤 차일링거는 반도체 대신 원자 하나를 사용하는 양자 컴퓨터를 상상합니다. 이 기계는 물질을 정보로 바꾸어 순간이동 시킬 수 있는 환상적인 기능 또한 가질 것입니다. 그러나 차일링거에게 이는 그저 환상이 아닙니다. 그는 완전히 새로운 과학분야에서는 “상상하지 못했던” 기술이 등장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이는 자신의 경험에서 배운 것입니다. 이 오스트리아의 물리학자는 자신의 평생을 양자역학의 신비와 관련된 연구에 바쳤습니다. 고전 뉴턴 물리학은 우리 눈에 보이는 이 세상은 매우 잘 설명하지만, 원자와 쿼크의 영역인 더 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