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진 후 2년, 여전히 어려운 아이티 경제
2013년 1월 10일  |  By:   |  세계  |  No Comment

“아이티는 개점 영업 상태다.” 외국 자본을 유치하고 경제를 살리기 위해 과도한 출장비를 들여가며 세계를 누비고 있는 아이티 대통령 미셸 마르텔리의 말입니다. 2010년 1월 대지진 후 2년, 거리의 잔해는 사라지고 대규모 난민 캠프도 문을 닫았지만 아이티의 사정은 여전히 좋지 않습니다. 2011년 9월부터 1년 간 경제 성장률은 2.5%에 그쳤고, 2012년에는 태풍이 지나가는 바람에 식료품비와 주거비가 급등했으며, 전체 인구의 4분의 3 가량이 실업 상태입니다. 마르텔리 대통령의 야심찬 외자 유치 계획도 만족스러운 결실을 맺지 못했습니다. 미국의 대규모 투자로 북부에 공업 단지를 건설했지만, 입주 업체는 한국의 의류업체 세아상역 뿐이고 그나마 기대했던 수준의 고용 창출은 없었습니다. 한때 ‘NGO 공화국’이라는 별명이 생길 정도로 많은 구호 단체들이 아이티를 찾았던 것도 이제는 옛날 이야기가 되어 대부분의 인력이 아이티를 떠났습니다. 약속한 지원도 모두 제공되지 않았는데 기부 피로 현상이 나타나 UN도 모금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실정입니다. 기본적인 사회 안정과 경제 성장을 위해서는 투자가 필수적이지만 치안과 인프라를 갖춰야 투자를 유치할 수 있다는 것이 현재 아이티의 딜레마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서 마르텔리 정부는 나라 살림의 빈 곳을 우고 차베스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원조로 채우고 있습니다. 아이티는 현재 베네수엘라가 주변국들에게 조건 없이 원유를 제공하는 ‘페트로 카리브’ 프로그램의 수혜국인데, 지원받은 원유를 현금으로 바꾸어 정부 청사도 짓고 복지 정책도 시행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 액수가 연간 아이티 GDP의 4%에 해당하는 4억 달러에 이르니, 차베스 대통령의 건강을 기원하는 미사가 대통령과 총리 모두가 참석하는 주요 국정 행사가 되었습니다. (Econom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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