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언론 통제, 찬반 시위대의 충돌로 수면 위에
중국에서 비교적 언론의 자유가 존중받는 지역으로 알려진 광저우에서 언론 검열을 둘러싸고 신문사와 공산당 지지자들이 각각 시위를 벌여 충돌이 일어났습니다. 발단은 신문 ‘남방주말’의 편집자와 기자들이 당 선전부의 고위 간부가 신년 사설을 미리 검토하고 그 내용을 180도 바꾸었다며 반발하고 나선 일이었습니다. 이들은 경영진이 당 간부의 개입을 시인하고 이 사건을 정식으로 조사해 줄 것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이후 당의 공식적인 입장이 나오지 않은 가운데 당 지지자들이 맞불 시위에 나섰습니다. “반역자 신문은 폐간하라”, “우리가 원하는 것은 아메리칸 드림이 아니다” 등의 구호를 외치며 마오쩌둥의 사진을 내건 이들은 당에 의해 동원된 것이 아니라 자발적으로 나선 것이라고 주장했습니다. 두 시위대가 충돌하는 가운데 경찰은 시위를 적극적으로 저지하지 않은 채 거리를 두고 자리를 지켰으며, 수백 명의 구경꾼들이 휴대폰으로 사진을 찍으며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일부 구경꾼들이 당 지지자들에게 50전 짜리 화폐를 던지기도 했는데, 중국에서 ’50전당’은 친(親) 공산당 글을 인터넷에 하나씩 올릴 때마다 50전씩 받는다는 의심을 사는 당 지지자들을 일컫는 경멸조의 별명입니다. 이번 사태는 언론 검열을 둘러싼 중국 내 갈등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사건인데, 흥미로운 점은 양 측 모두 시진핑 총서기가 자신들의 편을 들어줄 것이라고 믿고 있다는 점입니다. 지난 11일 취임한 시진핑 총서기가 빠르고 광범위한 개혁을 추진하겠다면서도 당의 역사와 마오쩌둥의 위상을 옹호하는 발언을 하는 등 모순된 행보를 보이고 있으니 이들의 기대도 무리는 아닙니다. (NY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