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왜 사람들이 운전하며 문자를 보낼 수 있게 되기를 바랄까요?
미국 도로에서 자율주행차가 흔해지는 미래가 가까워지고 있습니다. 현재 자율주행차 도입을 주장하는 많은 논의는 안전과 관련해 이루어지고 있죠. 실제로 미국 도로에서는 매년 대략 4만 명의 사람이 교통사고로 죽습니다. 그중 90% 이상의 사고가 운전자의 실수 때문에 일어납니다. 하지만 우리는 여기서 자율주행차의 가장 큰 옹호자가 제품의 안전을 높이려는 자동차 회사가 아니라, 구글이나 애플 같은 실리콘밸리의 거대 기업이라는 점에 주목해야 합니다.
기술과 사회의 관계를 연구하는 저와 같은 사람들은 기술이 추진되는 동기에 대해 주의를 기울입니다. 자율주행차의 경우 안전에 대한 염려와 함께, 여기에는 디지털 장비 사용을 늘릴 수 있는 시간적 공간을 만들고자 하는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강한 동기가 존재하고 있습니다.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와 보내는 시간이 관련 회사들에 데이터나 돈을 공급해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현재, 디지털 기기 사용과 운전은 대립적인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운전자가 운전 중 대화나 문자를 위해 스마트폰을 사용할 경우 심각하거나 치명적인 사고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죠. 규제 기관이나 안전을 옹호하는 사람들은 스마트폰 사용을 운전 중에 금지하며 이런 갈등이 사라지기를 바랍니다. 하지만 실리콘밸리의 기업들은 다른 접근법을 취하고 있습니다. 누구에게도 위협을 끼치지 않고 운전자가 휴대폰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자율주행차를 만드는 것입니다.
운전자 없이도 달릴 수 있는 차에 대한 생각 자체가 새로운 것은 아닙니다. 1950년대, 새터데이 이브닝 포스트는 차가 스스로 운전하며, 가족들이 (컨버터블 안에서) 보드게임을 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그림을 실었습니다. 자율주행차가 실제로 도로에 많이 나타나게 될 경우 사람들이 차 안에서 ‘스크래블’을 하지는 않을 것입니다. 하지만 ‘워드 위드 프렌즈’나 다른 모바일 게임을 할 수는 있죠. 아마도 자율주행차의 승객들은 모두 모바일 기기를 이용할 것입니다.
최근 몇 년 동안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에 쓰는 시간의 양은 가파르게 증가했습니다. 현재 미국의 일반적인 성인은 하루 4시간 동안 모바일 기기를 사용한다고 합니다. 하지만 이런 증가는 사람들이 모바일 기기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사라지면 줄어들 가능성이 큽니다.
새로운 시간이 갑자기 생길 수도 있죠. 일반적인 미국인은 하루 차에서 대략 48분 정도의 시간을 보낸다고 합니다. 실리콘밸리의 기업에 이 시간은 휴대폰 사용을 늘릴 기회로 여겨질 수 있습니다.
전 구글 자율주행차 개발 책임자 크리스 엄슨은 2016년의 강연에서 실리콘밸리 회사들의 자율주행차에 대한 관심을 분명히 한 바 있습니다. 그는 자율주행차가 사람들에게 다른 활동을 하며 비디오를 보는 등의, “새로운 활동 공간”을 만들어주는 “흥미로운” 가능성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모건스탠리의 투자 전문가 역시 자율주행차가 미국인들의 삶에서 텔레비전, 개인용컴퓨터, 휴대폰이나 태블릿과 같은 모바일 기기에 이은 제4의 스크린이 될 것이라고 언급한 바 있습니다. 중국 신흥 자동차회사인 르에코 공동 창업자 자웨팅 역시 “우리는 차를 인터넷의 연장이라고 본다.”고 말하며 자율주행차가 웹에 기반을 둔 콘텐츠와 서비스를 팔 수 있는 진입점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자율주행차 도입과 관련된 안전에 대한 대중적인 논의와 함께, 우리는 실리콘밸리 기업들의 이를 둘러싼 이익 추구 동기가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더컨버세이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