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미소니언 매거진이 추천하는 2016년 최고의 과학책 10권
좋은 책은 세상을 보는 새로운 시각을 알려주며, 과학책도 예외는 아닙니다. 잊혀진 과거에 관한 책인 “숨겨진 숫자(Hidden Figures)”에서부터 우리 몸 속 미생물을 다룬 “내 몸 안의 우리(I Contain Multitudes)” 등 올해의 주목할만한 과학 책들 역시 21세기 우리에게 영향을 주고 있는 현상, 사람들, 미생물에 대한 관심을 불러일으킵니다. 스미소니안 매거진은 당신이 이 시대 가장 첨단의 지식을 접할 수 있게 만들 열 권의 과학책을 골랐습니다.
인간의 세계: 문명 재창조의 경쟁(The Unnatural World: The Race to Remake Civilization in Earth’s Newest Age)
“큰 힘에는 큰 책임이 따른다.” 볼테르의 말입니다. (스파이더맨의 삼촌이 한 말로 기억하는 이도 있겠지요.) 데이비드 비엘로는 자신의 첫 책에서 바로 인간이 그런 힘을 키웠지만 책임감은 키우지 못했다고 주장합니다. 사이언티픽 아메리칸에서 환경 분야 편집자이던 비엘로는 인류는 “세상을 바꾸는 힘”을 가지게 되었으며, 이때문에 이 시대에 붙은 새로운 이름인 인류세(Anthropocene)를 소개합니다. 비엘로는 도시, “야생”, 지구공학 등의 개념과 함께 역사적인 관점에서 이 새로운 시대를 균형있는 시각으로 소개합니다. “인간의 세계”는 인류가 자신이 가진 힘을 현명하게 사용해야 할 윤리적 의무가 있음을 알려주는 경고문입니다.
내 몸 안의 우리: 우리 몸 속 미생물과 생명에 대한 새로운 관점(I Contain Multitudes: The Microbes Within Us and a Grander View of Life)
감동과 경이로움을 주는 과학책을 찾고 있다면, 이 책이 바로 그렇습니다. 아틀란틱에서 과학 기사를 쓰는 에드 용은 조 단위로 이루어진 미생물의 세계를 소개하며 동시에 재미와 감동을 모두 선사합니다. 신생 학문인 미생물학이 알아내고 있는 사실들은 우리를 혼란에 빠뜨리기에 충분합니다. 예를 들어, 한 인간이 가진 세포 중 약 절반은 사실 그 사람의 것이 아닙니다. 용의 책은 과학 책의 범위를 넘어, 인간의 정의, 그리고 생명의 거미줄 속에 위치한 인간의 의미를 묻습니다. 그의 책 제목처럼, 나는 곧 우리입니다.
숨겨진 숫자: 우주 경쟁의 승리를 도운 흑인 여성 수학자들의 아메리칸 드림과 잊혀진 이야기(Hidden Figures: The American Dream and the Untold Story of the Black Women Mathematicians Who Helped Win the Space Race)
2차 대전 당시, 미국은 가능한한 많은 수학자를 필요로 했습니다. 그리고 남부의 흑인 전용 공립학교 수학 교사들을 찾아냈습니다. 이 영특한 흑인 여성 수학자들은 컴퓨터가 발명되기 전까지 수십 년 동안 NASA 의 엔지니어를 대신해 복잡한 계산을 수행했습니다. 이들은 NASA 의 “인간 컴퓨터”로 알려져 있습니다. 이들의 별명은 딱딱하지만, 이들의 삶은 전혀 그렇지 않았습니다. 마고 리 쉐털리는 미국의 우주 경쟁과 인권 운동에 모두 영향을 미친 이들의 삶을 자세하게 묘사합니다. 이 책의 내용은 다음 달 영화로 개봉되기도 합니다.
유리로 본 우주: 하버드 천문대의 여성들은 어떻게 별들의 거리를 측정했나(The Glass Universe: How the Ladies of the Harvard Observatory Took the Measure of the Stars)
NASA의 ‘인간 컴퓨터’보다 앞선 18세기에 천문학자들은 자신들의 발견을 확인하고 복잡한 계산을 수행해줄 사람을 필요로 했습니다. 오늘날 하버드 스미소니언 우주과학 연구소로 바뀐 하버드 칼리지 천문대에서 그런 계산 일을 했던 이들 중에는 재능있는 여성들이 있었습니다. 저자인 디바 소벨은 이들의 편지, 일기, 회고록 등을 이용해 이 여성들이 어떻게 인류의 우주에 대한 생각을 바꾸었는지 묘사합니다. “유리로 본 우주”는 “숨겨진 숫자”와 함께 우주과학에 기여한 여성들의 잊혀진 이야기입니다.
흥미로운 전쟁의 과학(Grunt: The Curious Science of Humans at War)
전쟁은 과학 작가들이 별로 선호하지 않을 주제로 보입니다. 그러나 첫번째 책으로 시체를 다룬 바 있는 메리 로치에게는 그렇지 않습니다. 로치는 전쟁이라는 주제에 대해 PTSD(외상 후 스트레스 증후군), 새로운 상처 소독 기술, 설사 등을 다룹니다. 로치는 군사 과학의 여러 측면들을 파헤치지만 또한 “미국에서 가장 웃긴 과학 작가”라는 자신의 별명 역시 놓치지 않습니다. 이 책을 읽는 이들은 그녀가 실험실과 전장을 누비면서 드러내는 냉소적인 유머에 같이 웃게 될 것입니다. 이 책은 의무감이 아니라 재미를 위해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독: 지상에서 가장 위험한 생물들은 어떻게 생화학을 정복했나(Venomous: How Earth’s Deadliest Creatures Mastered Biochemistry)
우리는 독을 가진 동물을 두려워합니다. 분자 생물학자 크리스티 윌콕스는 독이 가진 비밀을 과학적으로 해부합니다. 그녀는 해파리와 뱀 처럼 우리가 잘 알고 있는 대상 뿐 아니라 송충이나 푸른점 문어처럼 익숙하지 않은 동물들도 다루고 있습니다. 그리고 자연이 만든 가장 흥미로운 약품인 이들의 독을 분석하며, 약학자들이 어떻게 이들 독을 치료제로 사용하는지 보여줍니다. 이 책은 또한 진화론의 보편적인 교훈을 생각나게 합니다. 바로 의심스러우면 먼저 공격해야 산다는 것입니다.
유전자: 그 친밀한 역사(The Gene: An Intimate History)
부모가 자식에게 무언가를 물려준다는 것은 아주 오래된 개념입니다. 아이는 부모의 외모를 받으며, 멘델은 콩을 이용해 이를 실험으로 밝혔습니다. 퓰리처 상을 받은 싯다르타 무케르지는 유전학의 기본인 유전자를 우리가 어떻게 발견하게 되었는지를 자세히 묘사합니다. 무케르지는 아리스토텔레스에서 멘델을 거쳐 다윈에 이르기까지, 오랜 시간 동안 사람들이 어떻게 “생물학 기계 안에 숨은 귀신”을 찾으려 했는지 이야기합니다. 우리가 자신의 유전자 정보를 알게 되는 정도를 넘어 이를 바꿀 수 있게 된 이 시기에 그의 책은 더욱 큰 의미를 가집니다.
실험실의 소녀(Lab Girl)
과학은 단순한 사실과 법칙의 나열이 아니라 세상을 바라보는 방법입니다. 생물학자 호프 자렌은 “시인의 영혼을 가진” 과학자의 머리 속으로 당신을 안내합니다. 다양한 비유와 산문을 통해 그녀는 게으른 독자들에게 진짜 세상을 알려줍니다. 그녀는 NPR 과의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습니다. “나는 나뭇잎이 증발산(evapotranspirate)한다고 말할 수도 있었죠. 하지만 이 단어는 과학자들이 서로에게 필요해서 사용하는 단어이고, 이 의미를 제대로 이해하기 위해서는 몇 년의 시간을 공부해야 합니다. 나는 일상의 언어를 골랐습니다. 사람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사람들의 단어를 쓰기로 결심했지요.” 자렌은 여성으로써 과학을 선택했을 때 받은 어려움과 실험을 통해 느낀 즐거움과 실망 등, 자신을 과학자로 만든 다양한 일들을 이야기합니다. 물론 그녀는 과학의 아름다움을 발견했습니다.
거실의 사자: 어떻게 고양이는 인간을 길들였고 세상을 정복했나(The Lion in the Living Room: How House Cats Tamed Us and Took Over the World)
고양이는 어떻게 지구를 정복하게 되었을까요? 스미소니언 매거진에 오랬동안 기고해온 아비게일 터커는 이 책을 통해 꼼꼼하게 그 질문을 다루고 있습니다. 고양이의 생물학, 행동, 자연사, 진화의 비밀을 알기위해 그는 플로리다 키 라르고의 습지와 LA 의 라브레아타르 핏을 방문합니다. 그녀는 역사와 자연사, 대중문화에서 어떻게 고양이가 지구를, 인터넷을, 그리고 인간의 마음을 정복하게 되었는지 다룹니다. 과학과 고양이를 모두 좋아하는 사람에게 가장 적절한 책입니다.
이상한 빛: 방사능 이야기(Strange Glow: The Story of Radiation)
방사능(radiation)은 체르노빌과 헐리우드 재난 영화, 암을 일으키는 휴대폰 등을 떠올리게 만드는 두려운 단어입니다. 과학 작가 티모시 요르겐슨은 방사능 치료에서 시작해 방사능의 모든 것을 다룹니다. 그는 지난 세기, 인류가 어떻게 방사능을 과학적으로 이해하게 되었는지를, 인물, 발견, 그리고 재난 사고 등을 통해 설명합니다. 이 책은 이 이상한 힘과 인류의 “양가적” 관계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담고 있습니다.
(스미소니언 매거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