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대 어류는 어린 시절을 어떻게 살아남았을까
여러 나라의 과학자들로 이루어진 연구팀이 보기 드문 화석 발굴지에서 최초의 공동산란장으로 보이는 증거를 찾아냈습니다. 오늘날의 일부 어류들과 마찬가지로 서로 다른 여러 종들이 이곳을 이용한 것으로 생각됩니다.
벨기에의 스트뤼트(Strud, Belgium)에 위치한 한 채석장에서는 2004년에서 2015년 사이에 몸에 갑옷 같은 껍질을 지닌 멸종한 판피어류 화석이 여러 종 발굴되었습니다. 판피어류는 지구 최초로 턱을 지니게 된 척추동물들 중 하나입니다. 이곳에서 발견된 화석들은 공룡이 나타나기 수억 년 전인 데본기의 것이며, 상대적으로 작은 크기의 어린 판피어류들이 많습니다. 다 자라서 몸집이 큰 판피어류의 화석은 발견되지 않았습니다.
“화석 기록에서 이런 식으로 어린 개체들만 모여있는 경우는 매우 드뭅니다.” PLOS ONE 에 출판된 이번 연구의 공저자, 드렉셀 대학 자연과학원의 부원장인 테드 대슐러 박사의 말입니다. “판피어류 새끼들로만 이루어진 이 화석 군집이 물의 흐름 때문에 작은 것들만 한 곳으로 모이게된 결과는 아닌 것이 분명합니다. 다른 종류의 물고기 골격 일부는 더 큰 것들도 여럿 발견되었기 때문이지요. 이런 증거들을 보면 이곳은 산란장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벨기에 왕립 자연과학 연구소의 척추고생물학자로 현재 드렉셀 대학 자연과학원에서 박사후과정 중인 세바스틴 올리브가 주도했습니다. 올리브에 따르면 스트뤼트와 같은 화석 유적지 연구를 통해 고대의 생명에 대한 더 온전한 그림을 그리는 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합니다.
“멸종한 동물의 생활사를 재구성하는 것은 단순히 고대 생물의 해부학적 구조를 서술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갈 수 있는 드문 기회입니다.” 올리브의 말입니다. “이런 종류의 기록을 통하여 비로소 수억 년 전에 멸종한 유기체의 행동 및 생활사의 여러 측면들을 이해하게 되는 것이지요.”
스트뤼트 화석 발굴지의 연대는 데본기 후기 (3억6천만 년도 더 이전이다) 로, 이곳에서는 작고 부서지기 쉬운 미성숙한 어류의 골격들 다수가 거의 온전한 형태로 발견되었습니다. 그로 미루어 보건대 이곳은 물의 흐름이 약한 얕은 곳이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런 환경은 어린 개체들이 자라기에 이상적인 — 오늘날의 어류들에게도 마찬가지입니다 — 곳이었을 것입니다.
“다 자란 판피어류들은 스트뤼트의 산란장을 알이나 새끼를 낳기만 하는 곳으로 이용하고, 평소에는 산란장에서 떨어진 더 깊은 물에서 살았을 것으로 보인다.” 연구팀의 논문에 쓰여있는 구절입니다. 파리 국립 자연사박물관의 고생물학자 가엘 클레망과 스웨덴 웁살라 대학의 빈센트 두프레트가 이번 연구의 공저자로 참여했습니다.
산란장이 주는 추가적인 이점 하나는 “크고 단단하고 때로는 가시가 있는” 식물들이 그 자리에서 화석으로 발견된 것으로 보아 이 식물들 덕에 포식자로부터 보호받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스트뤼트에서 발견된 이 화석은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산란장 중 하나가 되었는데, 미국 펜실베니아에서도 레드힐을 비롯하여 이와 비슷한 화석 기록들이 발견됩니다. 데본기는 유럽과 미국을 갈라놓는 대서양이 생겨나기 전이었기 때문에 펜실베니아와 스트뤼트는 상대적으로 가까운 위치에 있었을 것입니다. 대슐러와 올리브의 연구는 주로 레드힐과 스트뤼트를 비교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 이 두 장소 사이에 유사한 점이 많다는 것을 지적하고 레드힐에서 발견되어 드렉셀 대학 자연과학원에 소장되어 있는 판피어류 화석들의 크기와 모양을 이용하여 스트뤼트에서 발견된 표본들이 상대적으로 얼마나 자란 것인지 성숙도를 판단하였습니다.
스트뤼트에서는 그로실레피스 리키키 (Grossilepis rikiki), 투리사스피스 스트루덴시스 (Turrisaspis strudensis), 그리고 필롤레피스 운둘라타 (Phyllolepis undulata), 이렇게 세 종류의 판피어류 화석이 발견되었으며, 대슐러와 같은 과학자는 이를 통해 새로운 질문을 던지게 되었습니다.
“여러 종들이 공동의 산란장을 이용했다는 것을 보여줄 수 있는 최초의 증거입니다.” 대슐러의 말입니다. “이것을 보면 궁금해지지요. 여러 종들이 공통으로 가지는 생식 전략이 항상 있어왔던 것일까?”
판피어류는 오래 전에 멸종했지만 이들의 삶을 들여다보는 것으로 진화의 수수께끼에서 더 많은 조각들을 맞출 수 있게 됩니다.
“판피어류는 최초로 턱을 가진 척추동물들 중 하나였습니다.” 올리브의 말입니다. “이들의 생활사를 이해함으로써 다른 모든 턱을 가진 척추동물들이 진화한 원시적인 조건들에 대해 알 수 있게 됩니다.”
궁극적으로 올리브와 대슐러는 스트뤼트의 유적지라는 렌즈를 통해 과학자들이 현재의 조건을 연구할 수 있게 되기를 바라고 있습니다.
“과거를 연구함으로써 시간 속의 한 순간, 그리고 시간을 통해 변화하는 모습을 볼 수 있으며 오늘날의 생태계와 그 안에 사는 유기체들을 더 잘 이해하게 됩니다.” 올리브의 말입니다. “지질학자들은 현재가 과거를 이해하는 열쇠라고 말합니다. 하지만 과거가 미래를 이해하는 열쇠라고도 말할 수 있지요.” (사이언스 데일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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