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신이상자를 사형시켜서는 안 됩니다
12월 3일 텍사스 주는 스캇 파네티(Scott Panetti)를 사형대로 보낼 예정입니다. 파네티는 1995년 장인장모를 소총으로 쏘아 살해했습니다. 하지만 그가 살인범이라는 사실만큼이나 명확한 사실은 그가 정신이상자라는 점입니다. 파네티는 사형 선고가 내려진 재판에서 법정은 설명할 수 없는 이유로 파네티가 변호사의 도움 없이 자신을 스스로 변호하도록 허용했습니다. 그리고 그 재판에서 그는 존 F. 케네디와 예수를 증인으로 소환했죠. 현재 56세인 그는 20세에 조현증 진단을 받았고, 살인 전에도 여러 차례 정신병원에 입원한 적이 있습니다.
그는 미국 내 교도소에 수감되어 있는 35만 정신이상자들과 다를 바가 없지만, 한편으로는 정신 이상자 사형 문제의 아이콘과도 같은 인물입니다. 파네티 이전까지 미국에서는 자신이 사형을 당할 것이며, 왜 사형을 당하는지 인지할 수 있으면 정신이상자를 사형시킬 수 있다는 것이 통용되는 기준이었습니다. 그러나 2007년 파네티 사건에서 미국 대법원은 이 조건만으로는 부족하며, 범죄자를 사형시키기 위해서는 그가 왜 국가가 자신을 죽이려고 하는지 “이성적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대법원은 판결문에서 파네티의 병력으로 볼 때 범죄와 처벌에 대한 파네티의 개념이 공동체의 구성원들과 공유하는 개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을 만큼 왜곡되어 있기 때문에 그를 사형시키는 행위가 응보의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고도 밝혔습니다. 파네티는 자신이 사형 선고를 받은 진짜 이유는 “악마와 어둠의 세력 대 신과 빛의 세력의 영적 대결” 때문이라고 믿고 있습니다. 하지만 당시 대법원은 사형수의 인지 능력을 판단할 수 있는 구체적인 근거를 제시하지 않은 채, 파네티의 현재 정신 상태를 재검토하라며 사건을 하급 법원으로 돌려보냈습니다.
어떤 기준으로 보건 파네티가 정신이상자라는 데는 의심의 여지가 없음에도, 텍사스를 비롯한 고집 있는 주들은 어떻게든 대법원의 사형 제한 조치들을 피해 가는 방법을 찾아내곤 합니다. 검찰은 그에게 심각한 정신적인 문제가 있다는 것을 인정하면서도, 그가 병을 과장하고 있으며 자신의 처지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다는 주장을 굽히지 않고 있습니다.
파네티가 2007년 이후 정신 감정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불구하고 사형을 유예시켜달라는 변호인 측의 요청은 기각되었고, 텍사스 주는 정해진 사형 날짜를 변호인은 물론 파네티 본인에게도 알리지 않았습니다. 신문 기사에서 사형 날짜를 확인한 변호인이 항의했지만, 주 정부가 통지 의무를 지는 것은 아니라는 답변만이 돌아왔죠.
문명사회에서 사형 제도는 사라져야 합니다. 하지만 문명사회를 논하기 전에, 파네티 같은 이를 사형시키면서 우리 사회가 어떠한 도덕적인 기준을 갖고 있다고 우기는 것은 기만에 불과합니다. (뉴욕타임즈)